하나로통신이 21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11억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외자유치안을 승인받음에 따라 유동성 위기를 일단 모면하게 됐다.


이와 함께 뉴브리지-AIG컨소시엄의 도움을 받아 대량의 운영자금을 확보하게 돼 초고속인터넷 시내전화 등 핵심사업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하나로통신은 이에 따라 초고속인터넷망 업체인 두루넷 인수 등 유선통신사업 구조조정에도 주도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여 국내 통신산업의 판도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 뉴브리지-AIG의 자금 투입


이날 주총에서 5명의 이사를 추천해 하나로통신의 경영권을 확보한 뉴브리지-AIG컨소시엄은 이달말까지 5억달러의 자본을 투입하게 된다.


하나로통신은 이 자금으로 지난 8월 만기가 돌아와 SK텔레콤이 대신 갚아준 1천2백억원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상환하는 등 단기 차입금부터 갚아 나갈 계획이다.


하나로통신은 현재 1조6천억원대(부채비율 1백56%)의 부채를 지고 있는데 5억달러를 증자하면 부채비율이 1백10%대로 떨어지게 된다.


뉴브리지는 이와 함께 11월말까지 신디케이트론 6억달러를 들여와 하나로통신이 독자생존할 수 있는 사업기반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 하나로통신의 진로


하나로통신은 11억달러의 외자가 유입될 경우 유동성 문제가 해결되기 때문에 초고속인터넷가입자 확보, 시내전화 번호이동성 영업 강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하나로통신은 자금난으로 인해 지난 3월이래 초고속인터넷사업의 경우 마케팅을 사실상 중단한 상태다.


이에 따라 30%선에 이르던 시장점유율이 27%대로 떨어지고 KT와의 격차도 벌어졌다.


하나로통신은 외자유치가 성사됨에 따라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과거 점유율을 회복한다는 목표다.


이 경우 KT와의 가입자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로통신은 이와 함께 정보통신부가 시행중인 시내전화 번호이동성을 활용한 가입자확보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한편 하나로통신이 내년말까지 갚아야 할 돈은 9천5백억원으로 적어도 1년간은 유동성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하나로통신이 장기적으로 독자생존할 수 있느냐 여부는 통신산업의 구조조정이 어떻게 이뤄지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 업계관계자들의 분석이다.



◆ 통신업계 구조조정 가속화


하나로통신은 독자생존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는 국내 유선통신 시장 구조조정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윤창번 하나로통신 사장도 2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두루넷을 인수하고 온세통신 데이콤과는 사업적으로 협력관계를 맺겠다"고 말했다.


두루넷 인수를 놓고도 하나로통신과 LG 사이에 또한번 승부를 벌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나로통신은 두루넷 인수를 통해 초고속 인터넷 시장에서 KT와 2강구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국내 초고속인터넷망 시장은 50%의 점유율로 독주하고 있는 KT를 비롯 하나로통신 두루넷 데이콤 온세통신 등이 참여하고 있어 과당경쟁 상태에 놓였다.


뉴브리지-AIG컨소시엄이 하나로통신에 대한 투자기간을 어느 정도로 잡고 있느냐도 관심이다.


윤 사장은 "뉴브리지-AIG컨소시엄은 신디케이트론에 참여한 채권자들의 동의 없이 5년 이내에는 자금을 회수할 수 없도록 계약을 맺은 상태"라고 밝혔다.



윤진식ㆍ김태완 기자 js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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