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5백년의 사상적 근간이었던 성리학의 세계를 조명하는 전시회가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지난 21일 개막된 특별전 '조선 성리학의 세계:사유와 실천'이다. 문자와 관념의 세계인 성리학을 시각적인 전시회로 시도한 발상 자체가 신선하다. 이번 전시는 조선 성리학의 부정적인 면과 긍정적인 면을 밝히기보다는 조선의 지배적인 정신문화로서 자리잡은 성리학의 특징과 역사적 기능,의의 등을 밝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13세기말 안향 등의 주자서(朱子書) 도입과 함께 고려의 사상계에 성리학이 정착된 데서부터 조선 개국과 함께 통치이념으로 굳어지는 과정,왕실 및 각 지방 향교·서원의 성리학 교육과 도덕사회를 지향하는 선비들의 모습,조선 후기에 들어서 주자(朱子) 일변도로 경직된 성리학을 넘어 변화를 추구했던 실학의 흐름까지 잘 정리돼 있다. 이를 위해 성리학과 관련된 서적류와 성리학자들의 편지글,주요 학자들의 초상화와 그림 등 2백40여점의 자료가 상세한 해설과 함께 선보이고 있다. 18세기 후반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국보 239호 송시열(1607∼89년) 초상을 비롯해 이황 이이 허목 등 20여명의 초상화와 전라도 관찰사 김정국의 '성리대전(性理大全)'에서 중요 부분만을 뽑아 편집한 '성리대전서절요(性理大全書節要)'(보물 1157호) 등 보물 3점도 나와 있다. 11월30일까지.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