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택담보대출 억제 방침을 밝힌 이후 시중은행들이 만기가 돌아온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일부 상환을 요구하거나 가산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2∼3년 전 부동산 투자를 위해 은행 빚을 얻었던 사람들은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최근 만기가 찬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대출받은 사람의 상환능력이나 금융거래 정보 등을 토대로 '기한연장등급'을 산정, 등급이 낮게 나온 사람에게는 대출금의 일부를 상환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은행들은 그동안은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는 본인이 원할 경우 전액을 만기연장해 줬었다. 신한은행도 최근 만기도래한 대출금이 담보물(주택)의 가용담보가액보다 많은 경우 가용담보가액의 90∼95% 수준으로 축소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같은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 고객에게는 대출금리를 0.1∼0.2%포인트가량 높게 적용하는 것을 검토중이다. 하나은행은 기존 대출금을 현 시세로 나눠 산출하는 주택담보비율(LTV)이 60% 이상인 경우 0.1∼0.4%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부과하고 있다. 또 주택담보비율이 80% 이상인 대출금에 대해서는 일부상환을 유도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금은 기존 대출금을 조건없이 만기연장해 주고 있지만 내년 1월1일부터는 신규대출에 적용하고 있는 LTV를 기존대출금에도 적용, 한도 초과분에 대해 상환을 요구할 방침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존 대출자들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는 문제인만큼 연말께 파급효과 등을 면밀히 검토한 후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확정할 방침"이라며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할 형편에 있는 사람에게는 분할상환을 허용하거나 가산금리를 내게 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