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검 공안1부(오세헌 부장검사)는 22일 송두율 교수(59)를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 가입 및 특수탈출, 회합ㆍ통신 등 혐의로 구속 수감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22일 귀국 이후 4 차례의 국정원 조사와 9 차례의 검찰조사를 거치며 보ㆍ혁 대결구도로까지 치닫던 송 교수 사건은 '구속'으로 일단락됐다. 서울지법 최완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송 교수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벌인 뒤 "(송 교수가) 증거인멸 및 도주우려가 있고 범죄소명이 충분, 실형이 예상된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이날 오후 9시45분께 영장을 집행, 송 교수를 서울구치소에 수감했다. 검찰에 따르면 송 교수는 지난 91년 북한에서 김일성을 만난 뒤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선임돼 국내외에서 주체사상 전파 등 임무를 수행하고, 94년 7월 김일성 사망시 서열 23위의 장의위원으로 선임돼 활동한 혐의다. 송 교수는 또 학술회의 참석 등 명목으로 5차례 방북하는 등 지난 73년부터 올해까지 20여차례에 걸쳐 북측의 지령을 받고 북한을 드나들면서 북측 고위인사들과 수십차례에 걸쳐 접촉을 가진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날 구속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앞으로 송 교수를 상대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선임된 경위 및 활동상황 등의 혐의에 대해 최장 30일간의 보강수사를 벌인 뒤 송 교수를 기소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일단 '기소'를 원칙으로 하는 한편 송 교수가 혐의 사실을 적극적으로 반성할 경우 공소보류나 기소유예 등의 관용조처를 취할 수 있다는 여지도 남겨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송 교수측은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라는 검찰 주장을 여전히 부인하고 있어 검찰 기소 이후에도 치열한 법정공방이 예상된다. 이에 앞서 이날 실질심사에서는 송 교수의 주요 혐의인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 선임 부분과 해외 학술회의 개최 배경 등을 둘러싸고 검찰과 송 교수측 변호인간에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검찰은 송 교수의 저서인 '통일의 논리를 찾아서'에서 '김철수'를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분류해 놓은 점과 지난 97년 황장엽씨 망명 당시 송 교수 행동, 김경필 전 독일주재 북한 이익 대표부 서기관의 진술 등을 근거로 "송 교수는 후보위원 김철수와 동일 인물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송 교수측 변호인은 "후보위원급 대우를 받은 적은 있어도 후보위원으로 선임돼 활동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