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세기 우리는 숱한 대형참사를 경험했다. 대구가스폭발, 성수대교·삼풍백화점 붕괴 등 잇단 참사가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에 이의를 제기하는 이는 없다. 제도며 규정 전반이 마치 구멍 뚫린 암석처럼 물새는 구조로 되어 있었던 지난 97년 콘크리트구조물에 당차게 출사표를 던진 여성 CEO가 세간의 주목을 받았었다. 바로 (주)한국피엔알건설(www.pnr.co.kr)의 이혜경 대표다. 자신의 인생철학을 '안되는 것은 없다. 다만 도전만이 있을 뿐이다'라고 스스럼없이 밝힐 정도로 불도저같은 성격의 이 대표는 남성들만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콘크리트구조물 시설물 유지관리 분야에서 여성파워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 인물이다. 설립 당시 자본금 4억원 규모로 출범한 (주)한국피엔알건설은 창업과 동시에 ISO9002 품질인증을 획득하며 콘크리트구조물 시설물 유지관리 업계의 '무서운 신인'으로 급 부상했다. 미국 콘크리트공학회와 세계구조물보수학회에서도 정규회원으로 가입하여 많은 선진 기술들을 접하며 기술 혁신하여 국산화하는데 그 차별화 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99년에는 건설재료기술연구소를 자체 설립했고 2000년에는 굴뚝산업과 벤처시스템을 도입하여 낙후된 노동집약적인 건설을 첨단화하는데 경영혁신을 이루었다. 이 회사는 콘크리트의 영구성을 유지시키는 특수폴리머모르터 등 다양한 첨단자재와 시공기술로 국내 기간산업 구조물인 인천국제신공항, 서해안고속도로 및 고속철도, 대형 방조제, 종합운동장 등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를 무리 없이 소화해내고 있다. 이는 '가치 있는 회사를 만들자'라는 이혜경 대표의 우직한 경영철학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기술과 사람'을 가장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이 대표는 회사이윤을 장기적인 안목으로 직원 교육과 인재양성에 투자하는데, 이는 회사의 비젼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기술력으로 승부 하는 회사가 소비자들에게 인정받는 시대가 왔음을 그녀는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시절 대형참사가 발생했을 때 우리스스로가 안전불감증이라고 치부했던 반면 외국전문가들은 '시스템의 문제'라고 지적했었다"고 말하는 이 대표는 "선진국이 공학적이고 체계적인 대책을 지속적으로 강구하고 있을 때 우리는 계몽적 대책과 징벌, 그리고 호된 국민적 질책에 대한 정서적 대응에 집착해왔다"고 과거를 꼬집는다. 그녀는 "건축물의 사후관리에는 세심하고 치밀한 성격을 지닌 여성이 오히려 적격" 이라며 "사후관리를 개선하고 개척해나가는 과정에서 여성의 장점을 확실하게 보여 주겠다"고 집념을 보였다. 지난 82년부터 97년까지 15년간 건설회사에 근무하면서 건설산업의 노하우를 터득한 이 대표는 남의 밑에서 이론만 쌓다가는 진정한 프로가 될 수 없다는 생각 끝에 직접 건설회사를 창업한 '별종 여성CEO'다. 99년에는 한양대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학위를 수여 받고 서울대 경영대학 경영자 과정도 수료하는 등 임직원 모두 자기개발의 기회를 부여하고 있는 모습에서 ㈜한국피엔알건설의 미래가 밝아보인다. (02)420-56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