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4일자) 답답한 교육당국의 현실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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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북 뉴타운지역에 자립형 사립고와 특목고를 신설하는 방안을 두고 경제부처·서울시와 교육부·서울시 교육위원회간에 볼썽 사나운 파열음을 내고 있다.
경제부처와 서울시는 강남 집값 안정과 고교평준화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인데 반해 교육당국에서는 이런 조치로 강남 집값을 잡을 수 없을 뿐 아니라 고교평준화의 틀을 허물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우리는 이런 파열음을 지켜 보면서 어느 일방을 두둔할 생각은 없으나 강남 집값 상승이 교육문제와 무관하고 평준화 시책에 역행한다며 강북지역 자립형 사립고 설치에 반대하고 있는 교육당국의 입장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
누가 뭐래도 강남 집값 폭등은 강남북간 교육여건의 현격한 차이와 고교평준화가 수도권 지역으로 확대되면서 강남지역으로 주택수요가 몰리면서 초래됐다고 보는 것이 옳다. 교육당국에서는 이를 애써 부인하고 싶겠지만 부동산시장 참여자에게는 현실과 동떨어진 엉뚱한 얘기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백보를 양보해 강남 집값 상승이 교육문제와 상관없다 하더라도 고교평준화에 따른 병폐해소 차원에서라도 강북지역에 자립형 사립고나 특목고 설치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고교평준화 시행 후 지난 30년간 누적돼온 병폐는 이제 국가존망의 문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살인적인 입시지옥에다 세계에서 최고로 많은 교육비를 들이면서도 창의적인 인재양성은 엄두고 못내고 있는 것이 오늘의 교육현실이다.
이러다 보니 많은 국민들이 자녀들을 조기에 유학 보내고 기러기 가족으로 버텨 보기도 했으나 이제는 아예 이땅을 떠나려는 이민열풍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고교평준화 시책의 대폭적인 보완이 불가피하다는데 대다수 국민들이 동의하게 됐고,현실적인 대안으로 자립형 사립고와 특목고 확대를 추진하게 된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교육부도 동의한 바 있다.
그런데 느닷없이 서울시 교육감이 이에 정면으로 반대하고 교육부가 이를 두둔하고 나선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교육부와 서울시 교육감이 시대착오적인 평준화 지상주의에 사로잡힌 특정 교원단체의 눈치보기로 돌아선 것으로 밖에 달리 해석할 수 없다.
이처럼 고교평준화 문제를 둘러싸고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이제 총리가 교통정리에 나설 수밖에 없다.
그래도 안되면 대통령까지도 나서야 한다.
바로 그런 일이 총리나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