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단치는 최고경영자(CEO)나 무비판적인 벤치마킹 등이 기업 혁신의 걸림돌이란 지적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은 23일 '혁신의 발목을 잡는 덫'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업들이 저마다 혁신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지만 성공률은 30%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혁신활동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처벌 위주의 혁신 △기업 내부조직간 알력 △불명확한 혁신 방향 △무비판적 벤치마킹 △말만 많은 프로젝트 등 다섯가지를 요약 제시했다. 보고서가 꼽은 첫번째 덫은 '보상'이 아닌 '꾸중'으로 혁신을 달성하려는 CEO. 지난 80년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은 혁신활동 추진과정에서 지나치게 엄격한 처벌규정을 도입, 직원들이 중요한 문제를 쉬쉬하고 넘기는 바람에 큰 낭패를 봤다. 내부조직간 알력도 혁신을 위해 넘어야 할 산으로 지목됐다. 특정 조직이 기존 권한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혁신활동에 비협조적일 경우 기업경쟁력 제고라는 목표는 달성되기 어렵다. 또 혁신의 방향이 뚜렷하지 못할 때도 직원들은 혼란에 빠지게 된다. 기업의 혁신전략은 단순 명쾌해야 하며 이에 따른 정책도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CEO가 말을 자주 바꾸는 사람으로 비쳐져서는 성과는 커녕 직원들의 불신만 높아진다. 이와 함께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미명 아래 무조건 남을 따라하는 벤치마킹도 혁신을 가로막는 덫이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자동차 생산효율을 높이려고 일본 도요타의 'JIT(Just In Time) 시스템'을 도입했다가 오히려 생산활동이 경직되는 부작용만 초래했다. 이밖에 말만 많은 프로젝트도 혁신의 걸림돌이다. 혁신보고서가 실행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지나간 과거의 문제점만 들춘다면 제대로 된 경영혁신 활동이 어렵다는 얘기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