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대우종합기계가 한국항공우주(KAI)지분 인수가를 놓고 이견을 보여 지분 인수 본계약 체결이 표류하고 있다. 특히 KAI 종업원들이 대우종합기계 지분 인수에 나선 것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 대한항공의 KAI 인수작업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KAI의 공동 대주주인 대우종합기계는 지난 8월말 보유중인KAI 주식 전체(2천596만주, 전체지분의 28.1%)를 넘기기로 대한항공과 MOU(양해각서)를 체결했으나 양측은 인수가에 대한 의견차로 MOU 유효기간인 지난 15일을 넘기고도 본계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양측은 당초 인수가격을 1천20억-1천298억원선으로 하고 일단 대한항공이 액면가 가격인 1천298억원을 현금으로 지급한 뒤 실사를 거쳐 최종가격을 정해 차액을정산키로 했다. 그러나 대한항공이 최근 채권단 지분(15%)에 대해서는 액면가로 인수하는 쪽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우종합기계가 형평성 문제를 제기, 진통을 겪게된 것. KAI의 누적적자가 1천500억원대에 이르는 상황에서 실사를 하면 최종 평가액은액면가 미만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인수액에 대해 채권단 지분과 마찬가지로액면가를 보장해 줘야 한다는 것이 대우종합기계측의 입장이다. 대한항공은 대주주의 지분 인수가 이뤄질 때 채권단 지분(우선주)을 먼저 인수한다는 기존 주주사간 합의사항을 유예해줄 것을 채권단에 요청했으나 채권단측이이에 난색을 표명, 액면가 기준으로 인수해 줄 것을 요구하자 이를 받아들이는 쪽으로 최근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대우종합기계는 23일 이사회에서 본계약 체결건을 승인키로 했던 당초 계획과 달리 채권단 지분 인수시와 마찬가지로 액면가를 보장해주지 않는다면 계약을 진행할 수 없다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따라서 이달말 본계약을 체결한 뒤 5-6주의 실사를 거쳐 연말까지 대우종합기계의 KAI 지분인수를 매듭짓겠다는 대한항공의 계획은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더해 KAI 종업원들이 대한항공의 인수방침에 반발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대우종합기계 지분을 전량 인수키로 결의한 것도 변수다. 비대위측은 최근 자금 마련에 협조하겠다는 종업원 전원의 서명을 받은데 이어지난 20일 대우종합기계 양재신 사장을 만나 인수 의지를 전달했으며 이달말까지 구체적인 지분 인수 자금 조달 방안 및 현대차, 삼성테크윈과 채권단 설득 대책 등을대우종합기계에 전달키로 했다. 인수자금을 마련하려면 종업원 1인당 약 4천만원씩 부담해야 하는데다 이미 현대차와 삼성테크윈이 대한항공의 KAI 인수에 동의하는 MOU를 맺은 상태여서 현재로서는 KAI측의 대우종합기계 지분 인수의 현실화 가능성은 그다지 커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대우종합기계가 대한항공과 계속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는 상황에서 만약KAI측이 대우종합기계가 요구하는 액면가 수준의 인수자금 조달에 성공할 경우, 지분이 KAI쪽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태다. 대우종합기계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으나 적정 가격에 매각할 수만 있다면 굳이 KAI측의 `러브콜‘을 거부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재 대우종합기계와 계속적으로 의견조율을 하고 있는 만큼 지분 인수는 정상적으로 진행돼 연내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