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인데도 색조 화장품은 잘 팔리고 있다. 불경기일수록 여성 스커트 길이가 짧아지고 빨간 립스틱이 유행한다는 말과 무관치 않다. 소비침체가 지속되면서 이같은 현상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기초제품 매출이 전체적으로 부진한데도 색조 화장품은 불황의 영향을 덜 받는 것 같다"는 게 화장품업계의 분석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불경기가 심화될수록 여성의 경제활동이 느는 까닭이다.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인 에뛰드는 최근 트렌드의 수혜주다. 중견 화장품업체의 매출이 대부분 지난해에 비해 20∼40% 감소했지만 에뛰드의 매출은 올 9월 말까지 작년 동기에 비해 10% 이상 늘었다. 특히 립스틱 대표 품목인 '스타일립스'는 15% 이상 증가했다. 업계는 색조 전문 브랜드인 데다 가격도 저렴해 불황의 영향을 덜 받은 때문이라고 평했다. 에뛰드의 립스틱 평균 가격은 1만2천원(용량 3.9g).2만5천∼4만5천원선인 다른 국내외 브랜드에 비해 매우 저렴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일반 제품보다 약 25% 작고(3g) 가격은 40% 정도 싼(7천원) 칼라팝 루즈는 중국 등 해외 관광객의 단체구매 품목으로 인기"라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의 오휘는 지난 7월 색조제품에 '스톤스토리'란 이름을 붙여 리뉴얼했다. 올 한 해 색조부문 매출을 지난해보다 약 30% 끌어올릴 계획이다. 에스까다코스메틱은 올들어 9월 말까지 매출이 지난해와 비슷한 가운데 메이크업 제품은 약 5% 정도 증가세를 보였다. 회사 관계자는 "메이크업 제품은 하반기로 가면서 매출이 더욱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조정애 기자 j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