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경제소설 한 권을 발견했을 때의 기쁨… 여러 권의 딱딱한 전문서적보다 훨씬 폭넓고 깊이 있는 지혜를 배울 수 있고 삶의 성찰까지 얻을 수 있다. '마케팅 천재가 된 맥스'(제프 콕스 외 지음,김영한 외 옮김,위즈덤하우스,1만2천원)도 그렇다. 이야기로 배우는 세일즈와 마케팅의 모든 것이라는 부제처럼 생생하게 살아있는 현장드라마다. 비즈니스소설의 고전 '더 골'로 유명한 저자의 신작. 수메르 지방에 사는 맥스가 이집트를 지나다 피라미드 공사현장을 구경한다. 수천명의 인부가 땀을 뻘뻘 흘리면서 코끼리 수십마리를 동원해 석재를 운반하고 있었다. 모두들 젖먹던 힘까지 짜내지만 속도는 더디고 힘들기만 하다. 집에 돌아와서도 그 모습을 떠올리며 잠을 설치던 맥스는 마침내 무거운 것을 쉽게 옮기는 바퀴를 창안해 냈다. 벼락부자가 될 꿈에 부풀어 충분한 양의 바퀴를 만들어 창고에 쌓아놓고 그는 이것을 팔러 나섰다. 그러나 바퀴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도 없고 사려는 사람도 없었다. 대체 이 천하의 발명품을 어떻게 상품화한단 말인가. 그는 아내와 함께 동굴에 사는 선지자 오라클을 찾아가 조언을 구했다. 처음에 시큰둥하던 노인은 '누가 고객인가?' '경쟁자는?' '고객이 원하는 이유는?' '우리 물건을 사야 하는 이유?' '경쟁자의 물건을 구매하는 이유?' '서비스는?' 등 6가지 질문을 차례로 던졌다. 이 때부터 맥스는 고객과 시장의 변화에 따라 판매전략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를 하나씩 익히며 아내와 함께 바퀴제조 주식회사를 키워 나간다. 그는 신기술 제품이 초기탄생 단계를 거쳐 고속성장,점진성장,성숙단계에 이르는 과정을 따라 네 유형의 세일즈맨을 채용해 시장점유율을 높여 간다. 바퀴가 뭔지도 모르는 초기단계에는 제품뿐만 아니라 미래의 꿈과 희망을 동시에 파는 클로저 카시우스,다음 단계에서는 예기치 못한 고객의 건의와 요구사항을 처리해주는 토비,그 후에는 고객들과 인간적인 관계로 지속적인 수익을 창조하는 빌더 벤,시장이 과포화 상태가 됐을 때는 대규모 체인망으로 더 많은 서비스와 감동까지 선사하는 세일즈 캡틴을 활용한 것. 이들 세일즈맨 4명의 맹활약이 현대 비즈니스 기법과 접목되면서 소설은 흥미를 더해간다. 시장상황에 따른 판매 전략과 조직 특성을 아우르는 마케팅의 근본 원리,고객만족 서비스의 세부 실천전략 등 불변의 법칙들이 그림과 함께 펼쳐진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