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샐러리맨인 K씨는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피부가 까칠해지고 하얀 때 같은 것이 다리나 팔 등에 일어나고 있어 고민이다. 피부가 가려워 긁다보면 굵은 것이 마구 떨어져 지저분해 보이기도 한다. 사무실에서 일하는 동안 주위의 눈치를 살필 수 밖에 없다. K씨 처럼 심한 각질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피부의 바깥 층에 있는 각질은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계속해서 떨어져 나가는 데 비정상적으로 형성된 각질은 눈에 보일 만큼 큰 덩어리로 떨어진다. 이런 각질을 의학용어로 인설(鱗屑)이라고 부른다. 인설은 피부염 곰팡이 세균감염 건조 등으로 인해 약한 염증이 유발돼 생기는 피부 질환이다. 피부과 전문의들은 "피부관리는 각질 관리로 부터 시작된다"며 "각질에 대한 정확한 상식을 가지고 올바르게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각질이 발생하는 원인과 처방에 대해 알아본다. ◆각질은 피부 보호막이다=각질이 피부에서 떨어진다고 '때'로 여기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각질은 때가 아니다. 각질은 피부의 가장 밖에서 피부를 보호하는 막으로 아래쪽에서 보충되는 피부세포(각질형성세포)들로 인해 만들어진다. 각질은 수분과 전해질 손실을 막고 외부의 물리적 화학적 손상으로 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정상적인 각질은 눈에 보이지 않게 떨어져 나가고 계속해서 보충된다. 날씨가 건조해지고 쌀쌀해지면 피부의 신진 대사가 줄어들어 피부의 지방 분비도 감소하고 표면의 보호막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수분이 쉽게 날아간다. 결국 각질층이 손상돼 하얗게 일어나고 가렵게 된다. 이때 긁거나 자극을 주면 피부가 손상을 받아 더 나빠진다. ◆비듬은 비정상적인 각질이다=각질이 쌓이면 기미나 주근깨가 생긴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기미나 주근깨는 색소 세포가 멜라닌 색소를 많이 만들어내 생기는 색소성 피부 질환이다. 각질은 각질형성세포라는 피부 세포가 만드는 것이어서 기미 주근깨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 각질이 쌓여 여드름이 된다는 것도 잘못된 상식이다. 각질이 피부 표면에 쌓여도 여드름이 생기지 않는다. 단지 피부의 모공 안에 각질이 쌓이면 여드름을 비롯한 각종 피부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다. 각질층의 상태에 따라 잔주름이 심해질 수 있다. 피부 표피의 수분량은 약 80%지만 피부의 맨 바깥에 있는 각질층은 10∼30% 정도의 수분을 함유하고 있다. 각질층에 적당한 양의 수분이 있으면 피부가 부드럽고 매끈하며 윤이 난다. 반면 수분이 부족하면 피부가 건조해지고 촉감이 거칠어지고 잔주름이 생기며 심할 경우 각질이 일어나기도 한다. 비듬은 두피(머리 피부)에 비정상적으로 만들어진 각질,인설이다. 처음에는 작은 부위에서 비듬이 생기지만 점차 퍼져 두피 전체에 광범위하게 나타나며 심한 경우에는 부스럼이나 붉은 반점이 생기고 진물이 나기도 한다. ◆피부 스케일링으로 치료해야=각질을 보기싫다고 무리하게 벗겨내면 피부에 상처가 생길 수 있다. 이호균 드림피부과 원장은 "각질을 제거하면 피부의 죽은 세포들을 없애 신선한 새로운 세포들이 만들어지도록 자극을 줄 수 있다"며 "그러나 각질층은 피부의 가장 바깥 쪽에서 피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막이므로 각질이 생긴다고 무조건 제거해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피부의 상태와 각질의 원인에 따른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평소 집에서 클린싱과 세안을 통해 각질을 관리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한 주 1∼2회 정도 천연 팩이나 마사지를 해 피부의 묵은 각질을 부드럽게 녹여 제거하는게 좋다. 특히 피부가 건조해 지기 쉬운 요즘에는 외출하기 20∼30분 전에 보습제를 골고루 발라야 한다. 각질 제거를 위한 전문적 치료방법으로는 피부 스케일링(Skin Scaling)이 적합하다. 일상생활에 아무런 지장이 없이 안전하게 각질을 제거해 주는 이 시술을 통해 칙칙한 피부색을 맑고 투명하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각질이 심하게 일어날 때에는 피부에 자극이 되는 과격한 필링 (Peeling)을 해서는 절대로 안된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