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양대 전자전시회 가운데 '컴덱스'가 몰락하고 'CE쇼'가 뜨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컴퓨터 전시회였던 '컴덱스(COMDEX:Computer Dealers Exposition)'의 참가업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반면 디지털통합추세에 따라 미국소비자가전협회(CEA)가 주최하는 'CE쇼(Consumer Electronics Show)'의 규모는 날로 커져 첨단 전자제품 전시회의 주도권이 CE쇼로 넘어가는 양상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오는 11월1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컴덱스2003'에 참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에 따라 컴덱스에 참가하는 국내업체수는 30개 안팎의 중소업체에 그쳐 지난해(80여개)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컴덱스에 참가했지만 올해는 불참키로 했다"며 "CE쇼가 불과 두달 뒤인 내년 1월에 열리는데다 가전제품의 디지털화로 별도의 컴퓨터쇼에 참가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LG전자도 지난해부터 컴덱스에 참가하지 않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컴덱스는 다분히 상업성이 강한데다 참가비도 CE쇼의 두 배에 달한다"며 "이미 CE쇼의 참가업체수가 컴덱스보다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올해 초 열린 CE쇼에는 전세계 2천2백개 업체가 참가했다. 반면 오는 11월 컴덱스에는 지난해보다 7백여개 줄어든 1천1백개 업체가 전시관을 꾸밀 예정이다. 이로인해 컴덱스가 소프트웨어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외로운 잔치'가 될 것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1979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열린 컴덱스는 1990년대에 들어 전세계 20여개국 1천5백여개 업체가 참가하는 세계 최대 컴퓨터 전시회로 자리잡아왔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