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집중적으로 오른 데다 투자자들의 자금력이 취약해서인지 유독 정부정책에 민감한 것 같네요." 잇따른 정부 대책에도 불구하고 서울 강남 일대 재건축아파트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유독 강동구 재건축아파트의 가격변동이 두드러져 눈길을 끌고 있다. 9·5조치 이후 강남권 재건축아파트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데 이어 29일 발표 예정인 추가대책을 앞두고도 가격하락세가 여전하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추가 부동산안정대책을 앞둔 강동구 일대 재건축아파트는 일부 투자자들이 저가 급매물에 대한 문의만 해올 뿐 실제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주 이후 매수세가 서서히 살아나고 있는 송파구 및 강남구와는 판이한 분위기다. 일부 단지에서는 호가가 8천만원 가량 떨어졌지만 '사자'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강동구 일대 재건축아파트는 지난 9·5조치 발표 당시에도 3주 연속 내림폭이 이어져 강남구 및 송파구와 대조를 이뤘다. 9·5조치 1주일만에 1.01% 빠진데 이어 9월말까지 매주 0.65%,1.08%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강동구의 재건축이 정부 대책에 민감한 것은 올들어 다른 지역에 비해 상승폭이 컸던 데다 투자자층이 두텁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강동구 일대 재건축아파트는 지난해까지 상승폭이 미비했으나 올들어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지난해까지 2억5천만원선이었던 시영아파트 17평의 경우 올해 최고 3억9천만원까지 치솟아 상승률 50%를 상회하기도 했다. 절대 상승액은 강남권 재건축아파트에 비해 적으나 상승률이 높아 투자자들로부터 '너무 올랐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투자층이 두텁고 자금여력이 있는 강남지역 투자자들과 달리 대출을 끼고 투자에 나선 소액투자자들이 많은 것도 낙폭이 큰 이유로 꼽히고 있다. 고덕주공 인근 한성공인 서문경 사장은 "추가상승 여력보다는 올들어 오른 상승폭을 부담스러워해 투자자들이 정부 대책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