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이상의 만족을 줄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도요타식 다품종 소량 생산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오누마제과에서 26년째 근무하고 있는 오모리 신에쓰 공장장은 도요타방식을 도입하게 된 취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일본의 전통 제과업체들은 한결같이 맛에 집중적으로 승부를 걸어왔다. 조금 더 비싸도 맛이 뛰어나면 그것으로 '오케이(OK)'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만드는 제품도 비슷했다. 소비자들은 단순히 제조회사 이름이 적힌 포장지(브랜드)를 보고 어떤 과자를 살지 선택했다. 일본이 장기불황에 빠져들기 전에는 제과점들의 이같은 전략도 별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일본의 내수시장이 위축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도대체 이익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누마제과가 추구한 '생산 혁신을 통한 수익 증대' 전략은 바로 이런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같은 양의 제품을 팔더라도 단위당 판매 이익률을 높일 수 있는 생산계획을 마련하자는 것. 이를 위해선 먼저 원가를 낮춰야 한다. 생산 현장에서 한 사람이 다기능을 하는 도요타방식을 도입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재고량을 감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오모리 공장장은 "주문을 받으면 언제든지 생산할 수 있도록 탄력적인 생산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전날 저녁까지 받은 주문을 다음날 바로 생산하는 식이다. 도요타처럼 팔리는 만큼만 생산하게 되면 자재 구입을 위한 자금 부담을 덜 수 있다. 재고가 감소함에 따라 공장 내 공간 부담도 줄일 수 있다. 더욱이 신선도가 높은 제품을 수요자에게 공급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다품종 소량 생산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선 공장 근로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하게 필요했다. 만두만 만들던 직원이 이제는 경단까지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포장만 하던 직원이 제품 운반까지 책임져야 한다. 오모리 공장장은 "처음에는 공장 직원들이 작업 변경에 따른 번거로움을 불평했지만 이제는 습관으로 굳어져 모두 편하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모든 공장 직원들이 현재 무엇을 얼마나 생산하고 있는지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생산관리표를 만들었다. 이 관리표를 보면 자신들의 생산량과 작업 종료시간을 쉽게 알 수 있다. 오모리 공장장은 "공장 규모가 작아 빠른 시일 내에 도요타방식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킬 수 있었다"며 "생산 효율뿐 아니라 판매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모노우(미야기현)=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