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개인용컴퓨터(PC) 메이커인 델컴퓨터가 해마다 승승장구하고 있는 까닭은 마이클 델 최고경영자(CEO)의 독특한 경영철학 덕분이다." 비즈니스위크 최신호(11월3일)는 "인터넷 직접판매를 통한 박리다매 방식의 사업모델 이외에도 긴장을 결코 늦추지 않는 '압력솥(pressure-cooker) 기업문화'가 델컴퓨터의 또 다른 경쟁력"이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때문에 오는 2006년까지 매년 15%씩 성장,연 6백억달러의 매출을 달성하려는 델컴퓨터의 계획은 실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게 비즈니스위크의 분석이다. ◆자기만족이 경영의 최대 적=델 CEO는 '자기만족'을 기업경영의 최대 적으로 간주한다. 엄청난 판매 실적을 거둔 직원들에게도 칭찬은 짧게 하는 대신 향후 더 나은 판매법을 찾아보라고 독려한다. 이와 같은 분위기가 전 사업부문으로 확산되면서 '5초간 승리를 기뻐한 뒤,무엇을 더 잘할 수 있었는지 5시간 반성하라'는 슬로건까지 생겼다. '쉬운 목표'는 결코 '목표'가 될 수 없다는 것도 이 회사가 가진 기업문화다. 힘든 과제를 던져주고 최선의 노력으로 최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직원들에게 요구한다. 예를 들어 델컴퓨터 직원들은 단순한 매출 신장뿐 아니라 영업마진율 등 다양하고도 엄격한 기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처럼 불도저식 경영을 강조하다보니 사내에서는 언제나 '직접 화법'이 사용된다. CEO에서부터 하급 직원까지 자신의 생각을 가감없이 표현하며 문제가 발견하면 상급자에 대해서도 신랄한 비판을 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 놓았다. ◆한 명의 '스타'보다 단결력을 중시=델 CEO는 실적에 대해서는 어떤 변명도 용납하지 않는다. 문제점을 인정하고 곧바로 대안을 제시할 줄 아는 직원들에게 더 후한 점수를 준다. 특히 분기별로 이뤄지는 사업부별 재평가 시간은 매우 혹독하며 문제점에 봉착한 담당자는 다음번 회합 때까지 해결책을 가져오는 게 관례화돼 있다.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기 위해 '공동책임제(two-in-a-box)'가 운영되는 것도 특징이다. 한 프로젝트에 두 명의 간부를 투입,상호 약점을 보완하고 실적이 나쁠 경우 함께 책임을 지는 제도다. 한 명의 '스타'를 만들기보다 공동책임제를 통해 회사 내 단결력을 높여 경쟁력을 극대화한다는 의미다. 실적 우선의 '긴장된' 기업문화 때문에 직원들에게는 비용절감 운동이 항상 몸에 배 있다. 특히 매니저급 이상 간부들에게는 부품 생산에서 매출까지의 비용과 관련한 모든 정보를 꿰뚫고 있도록 요구한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