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은 한국이 메모리 반도체 강국에 이어 휴대폰 강국으로 위상을 다지는 해가 될 것이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2004년 세계 휴대폰 시장을 전망한 보고서에서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산 휴대폰이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0년 15.6%였으나 내년에는 28.2%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한국산 휴대폰의 약진은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방식 휴대폰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데다 유럽형 GSM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부터는 카메라폰 등 고가제품의 수출도 급증세를 보이면서 고급제품으로서의 이미지도 높여가기 시작했다. ◆ GSM 시장에 성공적 진출 올해 국산 휴대폰의 판매량이 급증한 것은 국내 업체들이 유럽형 GSM방식 휴대폰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GSM시장에 뛰어든 LG전자는 지난 3ㆍ4분기에만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1백16%나 많은 1백60만대의 GSM 휴대폰을 내다팔았다. 지난 9월 GSM시장에 발을 내디딘 텔슨전자도 올해말까지 중국에만 32만대를 수출할 계획이다. 이로 인해 지난 1∼8월중 휴대폰 수출액 79억9천1백만달러중 GSM 단말기의 비중은 41.4%(30억9천만달러)로 높아졌다.(산업자원부) ◆ 다양한 모델로 승부 한국산 휴대폰은 기능과 디자인 면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 잘 팔려 나가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국내 휴대폰 업체들은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만들다 보니 다양한 기능과 디자인의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며 "덕분에 한국산 제품은 세계시장에서 첨단기능을 갖춘 미래형 제품으로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세계 휴대폰 업계의 선두주자인 노키아 모토로라 등은 매년 30여종의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보다 훨씬 많은 40∼50여종의 다양한 제품을 내놓고 있어 보다 다양한 소비자층을 공략할 수 있다. ◆ 고가 휴대폰 판매도 호조세 하반기 들어 국내외에서 카메라폰 스마트폰 등 고기능의 고가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카메라폰의 경우 올 상반기까지 일본 메이커가 세계시장을 사실상 독점해 왔으나 하반기 들어 한국산이 급속히 추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ㆍ4분기 세계 카메라폰 시장에서 점유율 5.8%를 기록하며 7위에 머물렀으나 연말까지 1천만대의 카메라폰을 팔아 3위권 업체로 약진할 것으로 보고있다. 카메라폰 판매가 늘면서 수출단가도 뛰고 있다. 삼성전자의 컬러폰은 통상 3백∼4백달러 수준에 팔렸지만 카메라폰 가격은 대당 4백∼5백달러 수준이다. LG전자는 지난 6월 폴더회전형(스위블)폰을 선보인 이후 매달 전체 GSM휴대폰 수출물량의 20%에 달하는 10만대 이상을 고가품으로 팔고 있다. 일반 컬러폰 가격이 2백∼3백달러 수준이지만 이 제품은 4백달러대여서 휴대폰 평균 수출단가를 크게 끌어올리고 있다. 팬택과 팬택앤큐리텔은 지난 1ㆍ4분기 카메라폰 판매량이 10만대에 그쳐 세계 20위권을 맴돌았지만 2ㆍ4분기에는 30만대를 팔아 점유율 2%를 기록, 세계 13위로 도약했다. 연말까지 카메라폰 7종을 선보이면서 1백80만대 이상을 팔아 중저가제품 메이커란 이미지에서 탈피한다는 전략이다. 김태완ㆍ김남국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