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광고를 '자본주의의 꽃'이라 부른다. 이 논리라면 '광고의 꽃'은 당연히 모델이다. 대중문화가 홍수를 이루고 '2030'으로 대변되는 젊은층이 핵심구매세력으로 부상하는 때일수록 스타 광고모델의 영향력은 위력을 발휘한다. 광고의 성패는 광고 컨셉트(혹은 제품이미지)를 제대로 전달할 모델을 잡을 수 있느냐 없느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의류 브랜드인 지오다노의 광고는 모델이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주인공 모델로 등장하는 전지현은 활발하고 생기있는 이미지를 대표하고 있다. 이같은 이미지는 캐주얼 성향인 지오다노의 제품 컨셉트와 맞아떨어진다. 심지어 '지오다노=전지현'을 연상시킬 만큼 성공했다. 광고 모델의 영향력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광고 컨셉트와 모델이 적절하게 조화되면 상호간 연쇄 상승반응이 일어난다. 지오다노 광고를 예로 들자면 '지오다노=전지현'에서 '전지현=지오다노'로 뒤바뀌는 연상작용이 나타난다는 얘기다. 결국 광고 수용자인 소비자들은 전지현이 등장하는 다른 광고에서도 자연스럽게 지오다노를 떠올리게 된다. 광고 모델이 미치는 영향력과 관련,'어느 정도 호감이 증가되었는가'라는 조사에서 전지현이 출연한 지오다노가 1위로 나타났다. 호감영향력 지수는 5.41(7점 만점)로 전지현과 지오다노의 이미지가 가장 잘 맞아떨어졌다는 얘기다. 지오다노에서 전지현과 호흡을 맞췄던 정우성이 호감도 영향력에서 2위를 차지했다. 2001년 말부터 빨간 사과를 들고서 "부자 되세요" "꿈이 이뤄질 거예요" 등을 외쳤던 BC카드 김정은은 호감도 구매욕구 등 영향력에서 좋은 반응을 보였다. 여성전용 휴대폰 '드라마'에 출연한 이영애는 호감도에서 안성기에 이어 5위를 기록했다. 또 이영애가 등장한 LG카드 광고도 호감도에서 10위를 나타냈다. 하지만 구매욕구 영향력에서는 모두 10위권 밖으로 밀려나 광고주의 입맛을 쓰게 했다. 이효리 송혜교 이나영 한석규 등이 호감도와 구매욕구 등에서 영향력이 큰 모델로 각각 조사됐다. '어느 정도 신뢰가 증가됐는가'라는 조사에서는 맥심에 출연한 안성기가 1위를 차지했다. 현재 안성기는 모델이 바뀐 뒤에도 목소리 출연만으로 신뢰도 1위에 올랐다. 호감도 구매욕구에서도 각각 4위에 올라 '최고 모델'의 명성을 실감나게 했다. 신뢰영향력에서 한석규의 '스피드011'과 이영애의 '드라마'가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호감도와 구매욕구 등 영향력에서 막강 파워를 자랑했던 전지현이 신뢰도에서는 이영애는 물론 김정은 김남주 등에 밀려 7위에 그쳤다. 신뢰도는 별개라는 얘기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