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에 대한 부모의 기대와 동료간 경쟁 등에 따른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증에 시달리는 미국의 대학생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미 시사주간지 타임 최신호가 26일 인터넷 판에서 보도했다. 타임은 텍사스주립대 상담센터의 조사 결과를 인용, 정신질환을 진단받고 학교 상담센터에서 약물을 복용하면서 치료를 받는 학생의 비율이 지난 92년 7%에서 지난2001년 18%로 급증했다면서 이같은 수치는 캠퍼스에서 정신적인 문제가 얼마나 창궐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과거 5년간 북미지역 학생상담센터의 85%가 `심각한 정신적 문제'를 가진 학생들의 수가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타임은 뉴욕대에서 올 가을에만 3건의 학생자살사건이 발생한 것을 지적하면서 하버드대가 자살감시 프로그램을 위해 직원을 25%가량 늘린 것을 비롯, 대학들이 정신건강 서비스를 보강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타임은 학생들의 이같은 정신적 질환이 경제 불황의 시기에 사회에 나가 성공해야 한다는 엄청난 부담감과 부모들의 기대치가 높아진 때문으로 풀이했다. 미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 학생심리학센터의 홀 프루엣 소장은 긴장감과 심리적인 불안감으로 공부를 할 수 없다고 호소해왔던 한 신입생의 경우를 예로 들면서 그 학생이 "C학점을 받으면 의대에 진학할 수 없을 것이고, 그러면 우리 부모님은 아마 나와 의절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우울증에 시달리는 대학상담원과 학생들을 면담한 심리학 전문잡지 `사이콜로지투데이'의 해러 에스트로프 머래이노 편집인은 한 여학생의 경우 동료를 경쟁자로 인식하기 때문에 동료들에게 이같은 심리적 고민을 털어놓는 것은 상상할 수조차 없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머래이노는 "이들 세대의 상당수는 자신의 약점을 드러낼 수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타임은 우울증 치료제를 복용하는 비율이 높아질수록 캠퍼스내 자살률이 떨어졌다고 지적하면서 대학내 정신건강 전문가들이 학생들의 우울증을 조기에 진단하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기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