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 이범수 주연의 휴먼코미디 '오! 브라더스'(감독 김용화)를 제작한 KM컬쳐의 박무승 대표(43)는 충무로의 흥행사로 꼽힌다. 추석을 앞두고 개봉된 '오! 브라더스'는 첫주엔 '조폭마누라2''캐리비안의 해적' 등에 다소 밀렸지만 뒷심을 발휘하면서 두 영화를 멀찍이 따돌리고 3백20만명을 동원하는 '대박'을 터뜨렸다. "재미와 감동을 갖춘 영화라면 반드시 성공합니다. 재미와 감동 중 하나만 있어도 손해는 안 볼 겁니다. '오! 브라더스'는 형제애를 가볍게 풀어냄으로써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줬다고 생각합니다." 박 대표는 '오! 브라더스'가 가족애를 다룬 영화이기 때문에 개봉일을 추석 시즌으로 잡았다. 또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경쟁작들보다 인지도가 떨어졌던 만큼 입소문을 내기 위해 시사회를 먼저 갖는 전략을 택했다. 그 결과 흥행 수입(84억원)과 2차판권 수입(16억원) 등에서 총 제작경비(45억원)를 공제하고도 55억원의 순익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써 '품행제로'(1백75만명)를 포함,그가 제작과 투자를 맡은 영화 두 편이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또 두 작품을 포함해 지금까지 투자를 단행한 6편 중 4편이 이익을 냈기 때문에 KM컬쳐는 영화계에서 최고의 흥행률을 지닌 제작투자사로 올라섰다. "주요 투자작 중 적자를 냈던 '이중간첩'과 '중독'도 1백만명 이상을 동원했습니다. 작품의 품질을 유지하면서 위험도 관리할 수 있는 회사로 인정받고 싶습니다." 지난 99년 '반칙왕'에 투자하면서 영화계에 입문했던 그가 제작으로 영역을 넓힌 이유는 제작에 대한 역량이 길러졌고 콘텐츠를 생산함으로써 회사의 가치를 높이고 싶어서다. 그는 작품을 선정할 때 배우나 연출자보다는 시나리오의 완성도를 우선 고려한다. 시나리오가 좋으면 일급 배우들이 자연스럽게 따라붙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지금까지 작품을 만들 때 캐스팅으로 고생한 적이 없다고 한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