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들이 도요타 방식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중반부터다. 하지만 대부분 도요타의 JIT(Just In Time:적기공급) 시스템을 도입하는 정도에 머물고 있다. 도요타 방식을 응용하여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거나 도요타 정신을 배우려는 노력은 최근 1-2년 사이에 시작됐다. 올해 40여명의 임직원을 도요타에 파견하는 대우조선해양은 JIT시스템을 도입, 노동생산성을 매년 16%씩 끌어올리고 있다. 다기능 인력도 전체 생산직의 22.5%까지 끌어올렸다. 일례로 조립부의 경우 자재인수 업무를 간방(看板)방식으로 변경, 정시보급률을 높여 작업능률을 향상시켰다. 구두나 쪽지형태로 원자재를 불규칙적으로 신청하는 방식을 수정, 전산망을 통해 보급부서와 사용부서의 정보교류 게시판을 만들어 필요한 자재를 원하는 타이밍에 정확히 공급받도록 수정한 결과다. 대우조선은 공장장이 주체가 된 공장별 최적생산 방식 만들기 방식인 DSP(대우 생산시스템)를 구축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도요타 생산방식을 응용한 '택트(TACT)' 시스템을 도입,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는 블록조립 공정과정에서 뒷공정에서 필요한 작업량을 앞공정에서 적기에 공급하는 시스템이다. 작업순서ㆍ방법 구체적인 스케줄에 맞는 자재와 장비의 공급시점이 정해져 막힘없이 작업진행이 가능토록 한 방식이다. "공정을 세분화해 직반단위로 작업물량을 관리하는 JIT시스템을 도입, 자재공급도 일일물량 단위로 운영함으로써 불필요한 재고를 감소시키고 리드타임을 단축시켰습니다."(정덕재 기획팀 차장) LG는 그룹 차원에서 도요타 따라배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LG전자 LG화학 등 주력 계열사는 물론 LG산전 니꼬동제련 등 합작계열사까지 확대하고 있다. 특히 LG필립스LCD는 올해 임직원 2백30명을 도요타에 보내 도요타 경영사상에 대한 이해와 생산현장의 벤치마킹을 시키고 있다. 동부그룹도 내달부터 동부한농화학을 시작으로 동부제강 등 각 계열사를 상대로 도요타 학습프로그램을 운영키로 하고 준비작업을 진행중이다. 이미 90년대 중반 도요타 벤치마킹을 시작한 ㈜효성 창원공장과 GM대우 군산공장, 대우일렉트로닉스 구미ㆍ광주공장, LG산전, 에넥스 등 주요 제조업체는 JIT 방식이 정착화 단계에 접어드는 등 도요타의 혁신방법론이 국내 제조업 곳곳에 녹아들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