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비자금'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안대희 검사장)는 27일 지난 대선 때 한나라당 재정 실무를 맡았던 이재현 전 재정국장을 피내사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이 전 국장을 상대로 △최돈웅 의원이 작년 11월 SK 측으로부터 현금 1백억원을 받는 과정에서 누가 주도적 역할을 했는지 △중앙당 차원의 '모금대책회의' 등 사전 공모가 있었는지 여부와 △이 돈의 구체적인 사용내역 등을 추궁했다. 검찰은 특히 작년 10월 말 당 후원회를 앞두고 개최된 '후원회 대책회의'가 SK비자금 1백억원의 수수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도 캐물었다. 이씨는 검찰조사에서 "최 의원의 연락을 받고 최 의원이 살고 있는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5차례에 걸쳐 SK로부터 1백억원을 모두 본인이 받아왔으며 당시 김영일 사무총장에게 2∼3번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그러나 "이씨가 당 차원의 공모여부나 용처에 대해서는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는 당의 공모여부 등을 캐는 데 핵심인물 중 하나여서 최소한 진상규명 조사를 해야 한다"고 밝혀 사법처리 방침이 섰음을 내비쳤다. 검찰은 이씨에 대한 조사를 끝내는 대로 대선 당시 선대위 총괄본부장을 맡아 대선자금 집행을 총괄한 김영일 의원과 당 중진 의원들에 대한 소환절차에 착수할 방침이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