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엔지니어링 업체인 A사의 업무부 관계자는 최근 수주한 교량설계 용역계약에 필요한 계약이행 보증서를 발급받기 위해 한 보증보험회사를 찾았다가 발길을 돌려야 했다. 신용등급이 낮아 보증수수료가 지나치게 높았기 때문이다. 고심하던 그는 엔지니어링 전문 금융기관인 엔지니어링공제조합을 소개받고 저렴하게 보증서를 발급받을 수 있었다. 엔지니어링공제조합(이사장 황해근)이 낮은 신용등급으로 일반 금융기관과의 거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엔지니어링업체를 위한 전문 금융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조합은 조합원사인 엔지니어링 업체들에 대해 보증,공제,자금 융자 등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특수법인이다. 건설·건축업체 등이 타당성 조사,설계,감리,교통영향 평가 등의 용역을 수주했을 때 계약이행을 보증하는 보증서를 발급하고 손해발생시 배상을 담보하는 공제(보험)증권을 발행한다. 조합원사에 대한 융자업무도 수행한다. 지난 89년 기술용역공제조합으로 출발했다가 93년 엔지니어링진흥법이 발효되면서 엔지니어링공제조합으로 이름을 바꿨다. 그 이듬해 부산지점을 개점한데 이어 97년 광주지점,99년 대구지점을 차례로 설립했다. 현재 조합원사는 1천3백여개에 이르고 있으며 동일기술공사 등 건설(59%),건축(12%)업체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그 숫자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응용 이학(8%),통신정보(8%),전기·전자(5%)업체들도 조합에 가입돼 있다. 조합가입을 위해선 최소 1천만원을 출자해야 한다. 올해 9월말 기준으로 이행 보증액과 손해배상 공제액을 합한 보증금액은 5조2천6백억원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 전체 보증금액 4조3천8백억원에 비해 20% 가량 증가한 것이다. 조합 관계자는 "지난 99년부터 총보증금액 규모가 매년 30% 가량 늘어나고 있으며 금융기관으로는 드물게 부실채권이 없다"고 말했다. 엔지니어링공제조합의 경쟁력은 무엇보다 타 금융기관보다 저렴한 보증 수수료에서 나온다. 조합측은 "조합원사의 출자로 운영되므로 보증 수수료가 서울보증보험의 4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고 소개했다. 보증한도는 출자 지분액의 최대 60배다. 1천만원을 출자했을 경우 최대 6억원 한도내에서 보증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조합원사가 납부하는 각종 보증 수수료와 대출금 이자는 출자 지분액 증가에 따라 조합원사에 매년 무상증자 또는 이익 배당금으로 지급된다. 연간 배당률은 평균 10% 내외다. 조합측은 이행보증수수료,손해배상공제료,대출금이자,임대수입 등으로 올해 1백37억원의 사업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기 순이익은 67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사업수익 가운데는 손해배상 공제료의 비중이 48%로 가장 높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