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막 내리는 저금리 시대 .. 金正湜 <연세대 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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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적으로 유지되어 오던 저금리 기조가 바뀔 조짐을 보이면서 금리인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존 스노 재무장관이 최근 금리인상 가능성을 언급했고 영국 잉글랜드은행과 캐나다 호주 등 경기가 먼저 회복되고 있는 나라들을 중심으로 금리인상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한국은행 총재가 경기가 회복될 경우 금리 인상을 고려하겠다는 언급이 있었다.
금리 인상 움직임의 배경은 무엇보다 초저금리로 인한 인플레이션과 부동산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저금리로 상승한 자산 가격이 경기가 회복될 경우 더욱 오를 가능성이 높아 각국은 선제적인 금리 인상 정책을 실시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가격의 과도한 상승은 생산적인 기업투자를 저해하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만들어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지연시킨다.
미국의 경우 영국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이 금리를 올리면 상대적인 금리 차이로 미국 내 외국자본이 빠져나갈 우려가 있어 금리 인상에 동참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실제 영국과 캐나다 호주 등 경기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는 나라에서는 당장 내년 초에 금리를 소폭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금리 인상이 당장 실현되기 어려운 면도 있다.
유럽 각국도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지 않고 있으며 미국 역시 아직은 실업률이 높고 또한 내년 대선을 고려할 때 당장 내년 초에 금리를 올리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우리나라를 제외한 세계 각국의 경기가 회복국면에 있기 때문에 내년 이후 점차적으로 세계 금리가 상승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는 점은 쉽게 점칠 수 있다.
이렇게 세계 금리가 인상될 경우 우리 경제는 큰 영향을 받게 된다.
먼저 우리 금리 또한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비록 우리가 아직도 경기침체를 겪고 있지만 개방경제 하에서 이웃 나라의 금리 상승은 결국 우리 금리의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여기에 우리 나라의 부동산 가격 상승이나 비교역재 가격의 상승에 따른 통화가치의 하락을 고려할 때 금리를 인상할 필요도 있다.
이렇게 금리가 인상되는 경우 우리경제는 큰 악영향을 받게 된다.
내수의 추가적인 침체는 물론이고 그렇지 않아도 문제가 되고 있는 신용불량자 문제와 가계부채 문제가 더욱 악화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환율 또한 영향을 받을 소지가 크다.
유럽이 금리를 인상시키는 데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지 않는 경우 달러화의 약세로 되면서 우리 원화가 강세로 지속되게 한다.
이는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상황에 있는 수출을 더욱 감소시켜 우리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우리는 세계적인 금리 상승 추세에 대비하여 선제적 정책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
세계 금리가 상승 추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주변 아시아 각국과 선진국들은 경기가 회복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는데 우리 경기는 아직도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세계적 금리 상승의 악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는 외국의 경기회복 추세에 맞게 하루속히 우리 경기를 회복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거시경제정책에서 아직도 사용할 여지가 있는 재정정책을 적극 사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외국보다 높은 수준에 있는 법인세 인하를 통해서 투자를 촉진시켜 경기가 부양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동시에 기업의 투자의욕을 북돋워 주는 미시적인 경기부양 정책을 사용토록 해야 한다.
부작용 때문에 거시정책 사용이 어려운 지금 정부는 노사관계가 원만할 수 있는 미시적인 정책을 사용하여 경기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노사분쟁을 줄일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정책이 시행되어야만 기업의 투자의욕을 높일 수 있고 또한 우리 경제가 지금의 노사분규와 실업률 증가라는 악순환의 고리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개방경제에서 가장 우려해야 할 것은 경기의 경착륙이다.
내년에 세계적인 금리 인상으로 그렇지 않아도 침체된 우리 경기가 더욱 침체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정책대응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kimjs@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