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특검제 도입을 놓고 '속도조절'에 들어갔다. 한나라당은 28일 특검도입을 위해 단독처리도 불사한다는 기존 입장에서 '선(先)검찰수사,후(後)특검 검토'입장인 민주당의 협력을 끌어내기 위해 특검법안을 공동발의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 홍사덕 총무는 이날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특검 법안 초안이 나오면 원내 대책회의를 거쳐 하루 이틀 재검토한 뒤 민주당과 가능하면 공동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총무의 이같은 발언은 '선 제출,후 협상'원칙에서 '선 협상,후 제출'입장으로 선회한 것으로 받아들여져 주목된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검찰에서 수사한 후 미진할 경우 특검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민주당 정균환 총무는 한나라당의 공동발의 추진제안에 대해 "지금은 수사 중이므로 적절치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해 사실상 거부의사를 밝혔다. 김성순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검찰이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특검을 주장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을 향한 특검 압박은 계속했다. 최병렬 대표는 특히 민주당이 제기한 노무현 후보 선대위의 이중장부 의혹과 관련,"SK비자금과 관련한 한나라당에 대한 검찰수사를 정치적으로 평가하면 98∼99% 이상 된거나 다름없는 만큼 이제 특검으로 넘기는 것이 검찰에도 좋을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특검 주장은 국면전환용 물타기'라는 여권의 주장에 대해 "특검수사 요구가 왜 물타기냐"고 반문한 뒤 "검찰이 한나라당 계좌를 추적하겠다는 것은 대선자금 전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은 특검을 통해 여야를 같이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지 검찰수사를 막겠다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형배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