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에 '아껴쓰기' 바람분다 ‥ 호텔 회의땐 도시락 등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호텔 회의 때 도시락 지참' '단체 출장시 2인1실 권장' '컬러 복사는 20쪽 미만으로 제한'….
세계 금융 중심지 월가의 달라진 풍속도다.
증시가 오랜 불황에서 벗어나 재도약하고 있지만 미 금융회사들은 '자린고비' 경영을 생존전략으로 적극 실천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8일 "월가의 금융회사들이 고급스럽고 화려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작은 것도 아끼자'는 운동을 적극 펼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절약 운동은 직원들의 '먹는 것'부터 줄여 놓았다.
크레디트스위스퍼스트보스턴(CSFB)이 호텔 회의 때 도시락 지참을 요구하고 만찬시 와인은 개인비용으로 처리토록 규정한 게 대표적 사례다.
접대의 경우도 1인당 1백50달러가 넘는 저녁을 먹을 수 없으며(모건스탠리),야근을 핑계로 한달에 5회 이상 '공짜 저녁'을 먹으면 감사대상 리스트에 올리는 증권사도 있다(메릴린치).
출장비에도 구조조정의 칼날을 들이댔다.
항공 여행시 1등석 및 비즈니스클래스 탑승을 제한했고 마일리지 보너스는 회사가 챙긴다.
값이 저렴한 별 세개짜리 호텔에서 묶도록 지시하고(독일계 드레스너클라인워트 증권),단체 출장시 2인1실 사용을 권장한다(CSFB).
사무실 분위기도 '긴축' 그 자체다.
CSFB는 사내 전화번호 안내 서비스를 폐지,연 2백만달러의 비용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메릴린치는 올 초 '절약법'이란 내규를 제정,20쪽 이상의 컬러복사를 금지시켰다.
CSFB의 톰 니데스 행정실장은 "주가가 아무리 올라도 한 병에 5천달러짜리 와인을 마셔대던 시대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며 "금융회사 임직원들에 대한 특혜가 월가에서는 점점 축소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