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잡으려다 강북만 '타격' ‥ 담보대출 무차별 억제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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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부동산 담보대출을 줄이기 시작하면서 금리가 비싼 저축은행 등 2금융권으로 대출수요가 몰리고 있다.
또 부동산담보인정비율(LTV) 축소에 따른 영향은 서울의 강남보다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덜 오른 '비(非)강남'에서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무차별적인 대출 억제정책으로 서민들의 부담만 가중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 저축은행 아파트 담보대출 늘어 =시중은행들이 담보인정비율을 낮추는 등 주택담보대출을 까다롭게 적용함에 따라 저축은행으로 대출수요가 옮겨가고 있다.
저축은행들이 적용하는 주택담보인정비율은 최고 80%로 은행(투기지역 50%)에 비해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대출상품 가운데서도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상품은 후순위담보대출이다.
은행에 담보로 잡힌 부동산을 저축은행들이 추가로 담보(후순위)를 설정한 후 대출해 주는 것.
삼화 솔로몬 대영 좋은 제일저축은행 등이 후순위담보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대출금리는 연 10∼13%다.
대출금의 1∼2%에 해당하는 취급수수료가 별도로 부과된다.
삼화저축은행은 이달들어서만 60억원의 후순위 대출실적을 기록했다.
회사 관계자는 "상반기까지만 해도 대출실적이 월 10억원 정도였으나 은행들이 대출기준을 까다롭게 바꾼 하반기들어 대출신청이 급증하고 있다"며 "특히 강남고객보다는 수도권 고객들이 후순위대출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솔로몬저축은행도 시가의 70%까지 빌려주는 아파트 담보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하반기들어서는 월 50억∼60억원의 대출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는 올초에 비해 두배 이상 늘어난 금액"이라고 말했다.
◆ 강남 잡으려다 강북만 피해 =부동산담보인정비율 축소로 인한 타격이 강남이 아닌 강북지역에만 집중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강남, 송파, 서초, 강동지역의 경우 최근 3년간 아파트값 상승률이 1백%에 달해 정부가 주택담보비중을 40%대로 낮춰도 3년짜리 주택담보대출 만기연장에 전혀 문제가 없다.
예컨대 3년전 강남구에서 1억원짜리 아파트가 지금은 2억1천만원이 넘는다.
따라서 3년전 담보비중 80%로 8천만원을 대출받았다고 한다면 지금 담보인정비율이 40%로 낮아졌다고 해도 대출한도가 8천4백만원에 달해 문제가 없다.
반면 강북 성북 도봉 은평구 등 비강남 지역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30∼50%대에 불과하다.
일례로 은평구에서 3년전 1억원짜리 아파트가 현재는 1억3천만원 정도다.
따라서 3년전 담보비중 80%로 8천만원을 대출 받았다면 현재 대출한도는 5천4백만원으로 줄어들어 2천만원 이상을 갚아야 한다.
은행 관계자는 "서민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선 부동산 대출억제 대상을 보다 세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