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기술발전'이 국가 경쟁력 순위를 18위로 지난해보다 세 계단 끌어올렸다. 스위스 제네바에 자리잡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이 세계 1백2개국을 대상으로 실시, 30일 발표하는 국가별 경쟁력 평가 및 분석에서 한국은 처음으로 20위권 안에 진입했다. 지난 2000년 28위, 2001년 23위를 기록한 한국은 이로써 3년 연속 상승세를 유지했다. 지난해 2위였던 핀란드가 1위로 올라선 대신 미국은 2위로 처졌고 그 다음은 스웨덴(3위) 덴마크(4위) 순이었다. 아시아 국가 중에는 대만이 지난해 3위에서 5위로 처졌지만 가장 높았고 싱가포르가 6위, 일본이 11위로 한국보다 앞섰다. 분야별로 보면 한국은 거시경제 환경지수에서 23위, 공공기관지수 36위, 기술지수 6위, 기업활동 및 전략지수 19위, 국내기업환경지수 25위를 차지해 기술 부문의 고득점이 순위 상승의 원동력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기술 부문의 세부 평가 항목에서는 ISP(인터넷 서비스 프로바이더)의 질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인터넷 사용인구 2위, 학교내 인터넷 접속, 정부의 ICT(정보기술산업) 정책은 각각 4위로 평가됐다. 그러나 사법의 독립성(29위), 일관성 없는 조세(47위), 정치인에 대한 신뢰도(42위) 등에서 종합순위보다 크게 뒤지는 평가를 받았다. 기업경쟁력 지수는 지난해와 같은 수준인 23위로 평가됐다. WEF가 국제적 기업인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비능률적인 관료제, 정책의 불안정, 노동법상의 규제, 자금조달, 세제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기타 지수에서는 민간부문의 여성 취업(1백위)이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고 출산휴가 관계법령 97위, 직장여성의 모성보호법 95위, 남녀간 임금평등은 90위를 기록해 주로 여성관련 평가항목에서 매우 낮은 점수를 받았다. 육동인 기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