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국민사과를 지켜 본 각 당은 "변명으로 일관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며 일제히 비난했다. 민주당 김성순 대변인은 "지금 핵심은 한나라당이 SK로부터 1백억원이라는 검은 돈을 받은 과정에 이 전 총재가 어디까지 개입해 있느냐는 것"이라며 "사전이든 사후든 보고를 받았는지 여부를 밝히라"고 촉구했다. 장전형 부대변인도 "자신의 고등학교 동기이자 오랜 친구인 최돈웅 의원이 재벌로부터 받은 1백억원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은 것은 후안무치한 처사"라며 "전체 대선자금 규모와 사용처에 대해서도 밝히라"고 압박했다. 열린우리당 정동채 홍보단장은 "대선자금 실체를 알고자 하는 국민들의 바람과 거리가 먼 회견이었다"고 비판했다. 장영달 의원은 "판사 출신으로서 사실관계를 조목조목 밝히지 않고 두루뭉술하게 넘어가 묻어버리려는,진실을 호도할 수 있는 위험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자민련 유운영 대변인도 "이 전 총재가 아직 민심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하고 국민을 우롱하는 행태를 계속하는 데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이 전 총재의 회견에 대해 공식적인 반응을 자제했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개인적 견해는 밝힐 수는 있어도 청와대가 무슨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겠느냐"고 구체적인 언급을 삼갔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