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SK비자금 수수 대국민 사과] "검찰 소환땐 응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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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30일 SK비자금 1백억원 수수와 관련,"국민 여러분께 무릎을 꿇고 사죄드린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 전 총재는 또 "법적 책임을 포함해 모든 책임을 지겠으며 검찰의 소환요구가 있을 경우 응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총재는 이날 한나라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대선 때 한나라당이 불법자금을 받은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이 잘못된 일"이라며 "모든 허물,모든 책임은 대통령 후보였던 저에게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귀국한 이 전 총재가 공개적으로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전 총재는 "대선 당시 사무총장과 재정위원장,그리고 재정국장 등 당직자들이 검찰 조사를 받거나 받을 예정이며 당을 위해 심부름한 죄밖에 없는 재정국장의 구속문제가 거론되는 상황을 보고 참담한 심정에 견딜 수 없다"며 "모든 책임은 후보였던 제게 있으며,감옥에 가더라도 제가 가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 전 총재는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것으로,법적 책임도 당연히 포함되며,검찰이 (소환을) 요구해 오면 피하지 않고 응하겠다"고 강조한 뒤 "특히 지난 대선 직후 정계를 떠난 만큼 정계복귀 운운하는 것은 더이상 저와 관련해 나올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정계복귀설'을 일축했다.
이 전 총재는 그러나 SK비자금의 인지여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어떤 사안에 대해 누가 언제 알았느냐,몰랐느냐 하는 것은 책임을 지는데 크게 관련되지 않고 중요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 전 총재는 이어 "정치개혁을 주장해왔고 깨끗한 정치를 표방했던 저로서는 입이 열개라도 무어라 드릴 말씀이 없다"며 "위선적 행동이었다고 비난받아도 할 말이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대선패배로 이미 죄인이 된 제가 동지 여러분의 가슴에 또 못을 박는 것 같아 가슴이 미어진다"며 "특히 저를 꾸짖으시더라도 사리사욕을 위해서가 아니라 당직자로서 당과 대선승리를 위해 누구보다 헌신적으로 앞장섰던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형배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