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후반의 여은행원 K씨는 직장에서 해마다 한번씩 실시하는 건강검진에서 갑상선에 이상이 있다는 결과를 통보받았다. 정밀검진 결과 K씨는 갑상선 기능항진증을 앓고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요즘 이유없이 체중이 빠지고 매사에 신경질적인 이유가 바로 갑상선 기능항진증 때문임을 알게 된 것이다. 최근들어 갑상선 환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회사에서 실시하는 정기 건강검진 항목에 갑상선 검사가 새롭게 포함되고 있다. 갑상선 질환의 원인과 처방에 대해 알아본다. [ 도움말=정재훈 성균관대 의대교수(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박도준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 ] ----------------------------------------------------------------- ◆갑상선 호르몬 증가하면 체중 빠져=갑상선을 병명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것이다. 갑상선은 목 앞부분에 위치한 나비모양의 기관이다. 갑상선은 갑상선 연골(물렁뼈)과 숨관(기관)사이에 있으며 눈으로 보이지도 않고 손으로 만져지지도 않는다. 정상적인 갑상선 무게는 15∼20g정도다. 갑상선은 갑상선 호르몬을 만들어 갑상선에 저장하고,필요한 만큼 갑상선 호르몬을 혈액내에 보낸다. 뇌(중추 신경계)와 뼈의 발육과 성장에 없어서는 안되는 게 갑상선 호르몬이며 모자라면 지진아 또는 백치가 되며 키가 자라지 않는다. 어른이 된 후에는 몸의 에너지 대사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갑상선 암은 완치된다=갑상선 질환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대표적인 것이 갑상선 기능항진증,갑상선 기능저하증,갑상선염,갑상선 결절,갑상선 암 등이다. 갑상선 질환의 경우 여자가 남자보다 발생 확률이 4배 이상 높고 증상이 애매할 때가 많다. 따라서 전문가가 아니면 진단과 치료를 하기가 쉽지 않을 때가 많다. 갑상선 기능항진증은 말 그대로 갑상선 호르몬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 생기는 병이다. 온 몸의 에너지 대사가 증가해 더위를 타고 땀이 많이 나며,밥맛이 좋은 데도 불구하고 체중이 빠진다. 대개 갑상선도 커져 목 앞쪽이 붓게 된다. 눈 주위가 붓거나 눈이 앞쪽으로 튀어나오기도 한다. 드물지만 다리가 마비되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갑상선 기능항진증 치료에는 △ 갑상선 호르몬 생성을 억제하는 항갑상선제를 먹거나 △ 갑상선을 절제하거나 △ 방사성 요오드를 먹는 방법이 있다. 갑상선 기능저하증은 갑상선 기능항진증과는 정반대의 병이다. 쉽게 추위를 느끼고,기운이 없고 말과 행동도 느려진다. 얼굴과 손발이 잘 붓고 피부도 거칠어진다.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해 생긴 질환이므로 원래 갑상선에서 만들어 내는 양만큼의 갑상선 호르몬을 복용하면 갑상선 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온다. 갑상선염은 갑상선에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목 앞쪽이 붓지만 갑상선 기능은 정상인 경우가 많다. 갑상선에서 흔히 혹이 발견되는데 이를 갑상선 결절이라고 부른다. 갑상선 결절은 보통 증상도 없고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약 5%는 갑상선 암이기 때문에 방심해서는 안된다. 갑상선 암 가운데 치료가 불가능한 미분화암은 1∼2%에 불과하며 대부분 완치가 가능하다. ◆지나친 요오드 섭취를 주의해야=갑상선에는 특별히 좋은 음식도 나쁜 음식도 없다. 다만 요오드 섭취가 부족하면 갑상선 기능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김 미역 등 해조류와 소금에 충분한 양의 요오드가 들어 있어 우리나라 사람들은 요오드 부족 문제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흔히 갑상선 환자들이 요오드가 효과가 있다며 요오드가 많이 포함된 건강식품과 약을 구해 먹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오히려 갑상선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