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매매에 따라 증시가 '웃고 우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


외국인만 주식을 사는 반면 국내 매수 세력은 취약하기 때문에 프로그램 매매에 주가 등락이 결정되는 이른바 '웨더독(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것)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


31일 종합주가지수는 0.46% 하락했다.


외국인은 현물시장에서 1천8백억원 가량 샀지만 프로그램 매물이 1천2백25억원어치가 나왔다.


이날 지수는 프로그램 매물 규모에 영향을 받으면서 장중 한때 775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지난 30일 이전엔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났다.


프로그램 매매는 지난 10월 27일부터 30일까지의 4일동안 7천5백억원이나 순매수되면서 지수가 748에서 785까지 오르는데 '1등공신' 역할을 했다.


이에따라 프로그램 매매가 전체 거래소시장의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지난 8월 5.6%에 불과했던 프로그램 매매 비중은 이달 들어 지난 30일까지 국내 증시 사상 처음으로 10%를 넘어섰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프로그램 매매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져감에 따라 이제는 개인 등 투자주체들이 프로그램 매매를 유발시키는 시장베이시스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현실적으로 이제는 프로그램 매매를 하나의 매수주체로 인정해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매매의 증시 영향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매수차익잔고(선물을 순매도하는 동시에 매수한 주식 잔고)가 아직 1조5천억원이나 남아있어 시장 상황에 따라서는 언제든 매물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영 서울증권 연구원은 "이날 7백50억원 가량의 매수차익잔고가 청산됨에따라 단기 매물화될 수 있는 프로그램 매물은 대부분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균 연구위원은 "프로그램 매매의 영향력이 커지는 11월 옵션만기일이 다가옴에 따라 투자주체들이 프로그램 매매 향방에 더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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