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비상경영 돌입..삼성.LG 올들어 누적적자 1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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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카드에 이어 LG카드도 올 3분기까지 1조원이 넘는 누적적자를 기록하는 등 카드사들의 적자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카드사들은 인건비 삭감,임원 감축 등 "비상경영"체제를 강구중이다.
하지만 경기침체에 따른 영업위축과 채권 부실화가 워낙 심각해 빨라도 내년 2.4분기 이후에나 경영이 개선될 전망이다.
◆대형사,올 들어 1조원 까먹어=LG카드는 31일 올 3분기 중 2천6백99억원의 적자를 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3분기까지 누적 적자는 총 1조1백68억원으로 확대됐다.
3분기까지 카드사용액은 88조8천5백7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4% 감소했다.
9월 말 현재 1개월 이상 연체율은 10.57%를 기록,지난 8월 말에 비해 0.8%포인트 높아졌다.
'수익 원천'인 카드사용액과 영업수익은 줄어드는 반면 '손실 원천'인 연체율은 늘고 있는 셈이다.
삼성카드도 지난 3분기에만 3천9백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올 들어 누적 적자 규모가 1조3백33억원에 달했다.
삼성카드는 9월 말 현재 자산은 16조9천9백45억원으로 8월 말보다 6천3백71억원 감소했다.
수익구조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자 LG·삼성카드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준비 중이다.
두 회사는 성과급 미지급 등의 방법을 통해 총인건비를 삭감하고 상당수의 임원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LG카드는 3천7백만주를 유상증자키로 했다.
부실채권을 '떨어낼' 상각자금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적기시정조치 기준인 조정자기자본 8%를 맞추기 위해서도 유상증가가 필요하다"는 게 LG카드 관계자의 설명이다.
삼성카드의 증자 여부도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카드측은 증자 필요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하나증권 유승창 연구원은 "삼성카드가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추가 증자를 통해 기본자본을 보완하고 부실자산을 조속히 처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언제 회생하나=카드사 사장단은 올 초까지만 해도 "4분기부터는 월별 흑자가 가능하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최근엔 "내년 2·4분기 이후부터나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며 실적 전망을 수정했다.
A카드사 임원은 "내년 2분기 이후 월별 적자를 내지 않기 위해서는 경기가 회복돼 실업이 줄고 모럴 해저드가 방지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며 "이 같은 전제가 충족되지 못한다면 내년 2분기 이후 흑자전환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