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풍지대' 학원도 불황한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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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가 깊어지면서 학원도 수강생들이 줄고 수강료 체납이 급격히 늘어나는 등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그동안 '한국인들은 어려울 때일수록 자녀교육에 대한 투자는 아끼지 않는다'는 인식 등에 힘입어 '불황속 드문 호황업종'이었던 학원마저도 장기불황에 무릎을 꿇은 것이다.
특히 서민층이 많은 서울 강북지역과 수도권 도시들에서 중ㆍ고교생을 상대로 하는 소규모 보습학원의 경우 수강생들이 수강료를 체납해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공짜 강의를 하는 등 타격이 심하다.
상대적으로 부유한 강남지역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추세는 마찬가지다.
2일 서울시내 입시ㆍ보습학원들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 중계동의 P학원은 수강생이 20% 이상 줄었으며 수강료를 체납하는 학생들도 갈수록 늘고 있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의 H학원 역시 수강생이 급격히 준 데다 학원비 체납률도 높아 5개월째 건물 임대료마저 못내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 도봉구 창동 C학원의 경우 70∼80명 가량 되던 중ㆍ고교 수강생이 20%이상 빠져나가 운영이 어려운 형편이다.
강북지역보다는 덜하지만 강남지역도 학원비를 체납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H학원은 재수종합반의 수강생 60% 이상이 기한을 넘겨 학원비를 납부하고 있다.
한두달 연체를 하는 학생 또한 한반에 2∼3명에 달한다.
이 학원 관계자는 "대형 학원의 경우 따로 상담요원이 일일이 학부형에게 전화를 걸어 학원비 납입을 종용하고 있지만 소규모 학원은 이 마저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달 과학고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 입학시험과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면 형편이 어려운 학부형들이 대거 아이들의 '학원비 줄이기'에 나설 것으로 보여 학원가의 한파는 겨울이 다가올수록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 일산의 학부형 함모씨(44)는 "불경기 때문에 특수목적고 입시가 끝나고 나면 중3 아들의 학원부터 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