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그동안 완강하게 거부해 왔던 북한의 핵문제 해결방식인 '동시행동' 원칙을 고려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2차 6자(남북, 미ㆍ중ㆍ일ㆍ러) 회담에서 북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진전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북한은 후속 6자 회담 개최의 전제조건으로 '일괄타결'과 '동시행동' 원칙을 요구해왔다.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은 1일(현지시간) 외신기자센터에서 가진 회견에서 "(북한과 미국 중) 누가 먼저 행동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그 문제는 우리가 다음 회담에 가지고 갈 필요가 있는 문제"라고 대답, '동시행동' 원칙 수용을 시사했다. 바우처 대변인은 "그것은 어느 정도 협상이 필요한 문제이며, 우리가 한국 일본같은 대화 파트너들과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케네스 퀴노네스 전 미 국무부 북한담당관도 이날 "북한이 핵 포기의사만 구체적으로 밝힌다면 미국은 궁극적으로 '동시행동' 원칙을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주장하는 '동시행동'원칙은 핵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북한과 미국이 이행단계를 4개로 나눈 뒤 동시에 하나씩 해결함으로써 최종적으로 '핵폐기'와 '대북적대정책 중단'에 이른다는 것이다. 권순철 기자 i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