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는 별별 희한한 직업들도 많다. 콘돔·탐폰 테스터,맥주맛 감별사,굴까기 전문가,오리 조련사,동전 윤내기 담당자,공룡뼈 먼지 청소부,애완견 산책 전문가,와인 침전물 제거 담당자…. '기이한 직업들'(낸시 리카 쉬프 글,김정미 옮김,문학세계사)에는 기상천외한 직업 65개의 프로필과 관련 사진이 담겨있다. 사진작가인 저자는 이들을 찾고 취재하기 위해 12년간 현장을 누볐다. 돈 알란이라는 남자는 하루종일 톱모델들의 가슴을 만지고(?) 돈을 받는다. 그의 직업은 브래지어와 팬티 디자이너.멀리서도 속옷 치수를 금방 알아맞힌다. "당신은 34인치에 C컵이군요." 미국 뉴저지에 사는 베티 트왈크스키는 콘돔 테스터다. 그녀 앞에는 뜨겁게 달궈진 굴대가 놓여있다. 이를 물로 식힌 뒤 그 위에 콘돔을 씌우고 불량 여부를 체크하는 게 그녀의 일이다. "콘돔에 구멍이 났네요,불합격!" 위스컨신주의 ABS글로벌사에서는 1백50마리의 황소들이 하루에도 서너번씩 엄청난 양의 정액을 뿜어낸다. 이곳의 엘리자 로버츠라는 여자는 '축산용 정액 수집'작업을 책임지고 있다. 프랭크 브래이스테드씨는 1억4천5백만년이나 된 동물 뼈의 먼지를 30년 이상 털어왔다. 스미스소니언 자연사박물관에 근무하는 그의 직업은 '공룡 뼈 먼지 청소부'.부드러운 깃털로 공룡 뼈를 절대 건드리지 않으면서 먼지를 털어내는 게 주특기. 이밖에 달걀 심사관,스파링 파트너,칼 던지기 곡예사 보조,시체 미용 전문가,해부 준비 보조원,지렁이 농장 경영자 등 별난 직업들이 다 있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