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대선자금 전면 무제한 수사] 경제충격 감안 先정당-後기업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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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이미 어떤 사태전개에도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여·야당 등 정치권은 물론 관련기업에 대한 관련정보와 불법자금 흐름을 추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기법상 불법자금을 받은 정치권에 대한 물증을 확보하기 위해 관련기업인을 먼저 부를 수 있겠지만 수사의 초점은 어디까지나 정치권이며 기업(수사)은 보조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국민여론 등을 감안해 수사를 확대하더라도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불법 정치자금 받은 정치권 우선 수사
김종빈 대검차장은 이날 오찬 브리핑에서 "정경유착과 불법선거자금의 악순환 고리를 끊어야 한다"며 "우선 돈을 받은 정당쪽에 먼저 수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검찰은 우선 불법적인 돈을 받은 정치인들을 우선적으로 소환,돈 받은 내역 등을 중점수사,불법적으로 받은 대선자금의 규모 등을 확인한 후 기업들 관계자를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일단 SK 삼성 LG 현대자동차 롯데 등 5대기업을 중심으로 대선자금에 동원된 자금의 규모를 파악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안대희 중수부장은 "현재 SK 이외 불법 대선자금이 있다는 부분적 단서를 포착했다"고 어느 정도 기초수사가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의심스러운 돈 본격 추적
김종빈 대검차장은 이날 "지금 모든 국민이 불법 정치자금의 규모를 밝히기를 원하고 있다"며 "정당측에서 자발적으로 협조해 주길 바라고 있지만 협조가 안되면 (검찰의 기획)수사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안 중수부장도 "불법 대선자금이나 대선 관련 비리 수사에 자발적으로 협조할 경우 상응하는 책임에 대해 형사법 원칙에 따라 감안하겠다"며 "만일 범죄를 은폐할 경우 모든 방법을 동원 수사해서 새로운 범죄가 드러날 경우 원칙에 의해 처벌하겠다"고 강조해 타협 없는 전방위 수사의지를 분명히했다.
◆기업관계자 소환,압수수색 비공개
검찰은 관련 기업들의 자금담당 임원이나 실무자에 대한 소환조사가 필수적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미 민주당이 지난 대선에서 삼성 LG 현대차 롯데 두산 풍산 등 다른 대기업으로부터 대선자금을 제공받은 사실이 드러난 이상 구체적인 제공 경위 파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검찰은 삼성이 민주당에 제공한 대선자금 가운데 3억원이 임원 명의로 후원금 영수증 처리된 점에 주목,법인 기부한도를 초과한 불법 자금이라는 판단을 갖고 있어 관련 임원에 대한 소환조사도 예고되고 있다.
특히 검찰은 대기업 자금담당 임원에 대한 소환조사가 끝날 경우 대선자금의 출처확인 등을 위해 이들 기업의 회계장부나 계좌를 상대로 한 자금추적도 불가피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하지만 검찰로서도 빈사 상태의 경제상황을 고려해서 대선자금을 제공한 모든 기업으로 수사를 확대하거나 관련기업의 모든 회계장부에 한계 없이 '칼날'을 들이대기에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안 중수부장은 "기업 활동을 존중해 위축시키지 않도록 기업 관계자 소환이나 압수수색은 비공개로 하겠다"고 말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