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비자금'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안대희 검사장)는 3일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인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SK 이외 7∼8개 기업에서도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단서를 잡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최 전 비서관을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노 대통령의 전 운전기사 선봉술씨(전 장수천 대표)가 최씨에게서 SK비자금 11억원중 2억3천만원을 수수한 단서를 확보, 정확한 용처를 캐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작년 12월말 고교 선배인 이영로씨와 공모, 손길승 SK그룹 회장에게서 민주당 부산지역 대선캠프의 선거빚 변제 등 명목으로 양도성예금증서(CD) 11억원을 건네받아 나눠 쓴 혐의다. 검찰 조사결과 최씨는 이 돈 가운데 이영로씨가 주식구입 등에 사용한 2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9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최씨가 사용한 돈 중 차명계좌 2개에 보관중이던 '총선 준비금' 4억6천1백만원을 압수했다. 선씨는 최씨에게서 받은 2억3천만원을 지난 4월 울산의 2층짜리 건물 매입에 썼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검찰은 선씨가 대표로 있던 장수천의 채무변제나 대선빚을 갚는데 일부 사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선씨를 조만간 재소환, 조사키로 했다. 검찰은 최씨가 노 대통령 당선 이후인 지난 1∼2월 SK 외에 3∼4개 중소기업에서 각종 편의제공 등 청탁과 함께 각각 1천만원 이상의 돈을 수수한 혐의를 잡고 수사중이다. 또 최씨가 이들 기업 외에 또다른 3∼4개 기업에서도 수천만원대의 자금을 수수한 정황을 포착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