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산업(대표 이형연)은 국내 최초의 미국 나스닥 상장 기업으로 유명하다. 지난 1983년 설립 후 반도체 회로용 리드프레임 조립장비를 생산하다가 칩 마운터와 핸들러 부문을 주력제품으로 바꾼 후 성장을 지속해왔다. 마운터와 핸들러부문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고 정평이 나있다. 지난 96년 증권 거래소에 상장되었으며 99년 나스닥에 상장하는 데 성공했다. 미래산업은 한때 수익성 악화로 큰 침체를 겪기도 했다. 반도체 경기가 얼어붙었던 지난 2001년부터다. 수주량이 크게 감소한데다 당시 처음 시작했던 칩 마운터의 무리한 런칭으로 발생한 매출 채권과 재고자산이 큰 부담이 됐다. 엎친데 덥친격으로 미국 판매를 담당하던 쿼드시스템즈가 부도나면서 큰 손실을 입었다. 그 해 적자는 9백80억원에 달했다. 미래산업이 다시 성장가도를 달리게 된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상반기 동안 5백20여명의 직원을 3백20명으로 줄이고 라이코스 등 인터넷 관련 자회사와 사옥을 매각하는 등 강력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로 인해 방만한 비용을 줄이고 주력사업에 매진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 때마침 반도체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상승곡선을 타기 시작했다. 혹독한 구조조정기를 지나온 미래산업은 임원과 직원간의 신뢰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활성화하기 위한 4M 미팅이 대표적이다. 4M(Mirae Meal Management Meeting)은 임원과 팀원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함께 식사를 하면서 사적인 고충을 듣고 해결해 주는 자리다. 호프데이도 미래산업이 내세우는 자랑거리다. 정기적으로 갖는 맥주파티다. 임원들이 직접 음식과 음료를 마련해 서빙하는 것.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잘 견디어 준 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다시 전진하자는 뜻을 담고 있다. 올해 미래산업은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플래시메모리 부문이 도약대가 됐다. 플래시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테스트용 핸들러 수요도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상반기 세계 최대 플래시메모리 업체인 미국의 샌디스크와 핸들러 장비공급계약을 체결한 뒤 주문이 계속 늘고 있다. 플래시메모리는 전원이 나가도 저장된 내용이 지워지지 않는 반도체메모리다. 핸들러는 이 메모리를 테스트할 수 있도록 운반하는 장비다. 플래시 메모리 수요에 힘입어 상반기 중 전체 매출의 50%에 머물렀던 메모리 테스트용 핸들러의 매출이 하반기에는 75%까지 올라갔다. 플래시메모리 특수로 지난 추석 연휴와 개천절 연휴에도 생산시설을 풀가동했을 정도라고.미래산업 관계자는 "3분기까지 매출 누계가 작년 연간 매출을 웃돌 전망"이라며 "97년에 이어 최대 호황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디지털 게임기,PDA,휴대폰 등의 수요 증가와 함께 플래시메모리 특수가 이어지고 있다"며 "앞으로 핸들러 부문 영업도 D램 위주에서 플래시메모리 쪽으로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산업은 올 상반기 중 3백3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올해 총 매출은 7백억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