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상자료원(원장 이효인)은 17∼21일 이원세 감독의 대표영화 다섯 편을 모아 명감독 초대전을 개최한다. 1940년 평양에서 태어난 이 감독은 서라벌예대 연극영화과와 국학대 국문과를졸업한 뒤 시나리오 작가와 조감독을 거쳐 71년 신성일과 문희가 주연한 `잃어버린계절'로 데뷔했다. `나와 나', `전우가 남긴 한마디', `그 여름의 마지막 날'로 청룡상 신인상(73년), 백상예술대상 감독상(81년), 대종상 최우수작품상(84년)을 차례로 휩쓸었으며`특별수사본부 배태옥 사건'의 여주인공 윤소라에게는 74년 아세아영화제 주연여우상을 안겨주기도 했다. 많은 사람의 기억에 남아 있는 대표적 영화는 조세희 원작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안성기와 장미희가 주연을 맡아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았으나 지나친 사회성 때문에 곤욕을 치러야 했다. 그는 85년에 사랑을 배신한 미국인을 유혹해 살해한다는 줄거리의 `여왕벌'을만들었는데 `반미 사상'을 주입한다는 이유로 정보기관에 여러 차례 불려가기도 했다. 이두형 시나리오 작가는 "훗날 이 감독이 이 사건을 계기로 영화를 그만둘 결심을 굳혔다고 털어놓았다"고 전하고 있다. 이 감독은 처남의 사업 실패까지 겹쳐 `여왕벌'을 끝으로 미국 이민을 떠났다. 매일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내 영상자료원 시사실에서 진행될 이번초대전에는 `엄마없는 하늘아래'(77년), `태양을 훔친 여자'(79년),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81년), `매일 죽는 남자'(80년), `특별수사본부 김수임의 일생'(83년)이 차례로 선보인다. 한편 22일 오후 2시 마련될 무료가족 시네마축제에서는 이정향 감독의 `집으로…'가 상영된다. ☎(02)521-3147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hee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