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훈 금호건설 사장(58)은 국내기업 CEO 가운데 언더파를 기록하는 몇 안 되는 '고수'로 통한다. 베스트 스코어가 지난해 남서울CC(레귤러티 기준)에서 기록한 3언더파 69타다. 버디 4개,보기 1개로 아마추어로서는 꿈의 스코어인 60타대를 쳤다. 골프는 지난 88년초 한국신용평가 임원 시절 당시 이헌재 사장의 권유로 시작했다. '머리 얹는'날부터 80타대 초반의 임원진 '고수'들에게 25타의 핸디캡을 받고 내기를 해 1백여만원을 잃었다. "그날부터 6개월간 독기를 품었지요.출근 전 2시간,점심시간 30분,퇴근 후 2~3시간씩 매일 연습장에 다녔습니다.좌우 갈비뼈 6대가 금이 가 진통제를 맞고 연습할 정도였으니까요.6개월 후 그 멤버 그대로 다시 붙어서 88타를 쳤지요.동반자들이 무너지면서 깨끗이 설욕했습니다." 신 사장은 "당구든 테니스든 모든 운동에선 처음 1∼2년 내에 자신의 최고실력이 나오는 것 같아요.그래서 골프도 처음에 열심히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1년6개월 만에 76타를 쳐 첫 '싱글'을 기록한 뒤 안정적인 70타대 스코어를 기록해 왔다. 90년대 초반 아시아나항공으로 옮기면서 바빠지자 주말에 한두차례 라운드하면서 라운드 직후 바로 연습장에서 미진한 부분을 갈고 닦는 방법으로 실력을 유지해 왔다. 골프실력이 출중하다 보니 자신을 알리는데 그만한 게 없었다. "메달리스트와 우승을 휩쓸다 보니 아예 시상에서 제외될 정도였죠.건설인 사장단 골프대회에 처음 참가해 75타를 치고 메달리스트가 돼 제 이름이 건설업계에 금방 알려졌습니다." 그는 드라이버샷이 잘 맞으면 3백야드 이상 나간다. 한라운드에 버디를 7개 잡은 적도 있고 파3·파4·파5홀이 연속된 홀에서 '트리플 버디'를 낚기도 했다. "스윙할때 가장 중요한 것은 템포라고 생각합니다.그리고 임팩트시 스피드와 정확도가 중요합니다.아울러 안정적인 마음자세도 빼뜨릴 수 없지요." 신 사장은 각종 골프모임이 있으면 기본적인 룰과 에티켓을 정리해 나눠준다. "아마추어들이 너무 매너없이 골프를 쳐요.그린에서 마크도 안하고,마크 없이 볼에 손대고,터치플레이하고,드롭을 아무데나 하고…." 골프는 기업경영에도 그대로 원용된다. "골프는 기복이 있잖아요.레이업을 해야 하기도 하고 과감히 도전을 해야 하기도 하고요.경영과 흡사하죠." 그는 또 사람 됨됨이를 파악하는데 골프만큼 좋은게 없다고 강조한다. "룰을 안 지키고 남을 속이는 사람은 결코 신뢰할 수 없습니다.골프를 제대로 하는 사람은 실제 사회나 회사에서도 남을 배려하거나 매너를 지키는 게 바로 나타납니다." 글=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