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가 25일부터 29일까지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피가로의 결혼" "마술피리" "코지 판 투테"와 함께 모차르트의 4대 오페라로 꼽히는 이 작품은 이번에 캐나다의 오페라 아틀리에의 한국 데뷔 공연으로 선보인다. 지난 85년 설립된 오페라 아틀리에는 17~8세기 바로크 시대의 오페라를 원전 스타일로 제작해 무대에 올리는 전문 바로크 오페라단이다. 이 단체는 무대 장식이나 의상 조명은 물론 연기스타일 발레스타일 악기까지 작품의 모든 요소를 철저한 고증을 거쳐 당시의 미학과 이상에 가장 가깝게 제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단순한 '복원'이 아닌 상상력을 첨가해 현대 관객들도 공감할 수 있도록 '재창조'하는 것이 특징이다. 호색가 돈 후안의 일대기를 다룬 '돈 조반니'는 1787년 프라하 국립극장에서 초연된 이래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꾸준히 무대에 올려지는 인기 작품. 돈 조반니와 그의 하인 레포렐로가 벌이는 좌충우돌 여자 탐험기는 특유의 매력으로 웃음을 자아낸다. 주인의 돈 때문에 자유를 포기하는 레포렐로를 비롯 유약한 듯하지만 강한 성격을 지닌 체를리나,인습에 사로잡히지 않는 자유로운 돈나 앨비라 등 생생한 등장인물을 통해 모차르트는 인간성의 여러 단면을 잘 드러내 보인다. 모차르트는 바람둥이 이야기를 하면서도 주인공의 방탕한 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계급사회에 날카로운 비판을 가한다. 단순하고 쉬운 듯 들리지만 들을수록 감칠맛 나는 모차르트 음악의 특징이 '돈 조반니'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음침한 서곡 뒤에 바로 이어지는 1막에서 레포렐로가 부르는 '카탈로그의 노래'와 돈 조반니가 체를리나를 유혹하며 부르는 '그대의 손을 나에게'는 특히 유명한 아리아다. 빈에서의 초연을 본 하이든은 "모차르트야말로 가장 위대한 작곡가"라며 이 작품을 극찬했다. (02)580-1300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