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상암지구에 이어 장지.발산.강일지구의 입주권(딱지) 불법매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정작 딱지 투자를 한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수익률을 낸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요망된다. 원매도자들이 명의변경 비용으로 많은 돈을 요구하고 있는 데다 원매도자의 양도소득세를 대신 납부할 수밖에 없어 남는 것이 거의 없다고 일선 중개업소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숨겨진 비용 많다 현재 입주가 한창인 상암지구 3단지 33평형의 호가는 4억7천만원 안팎이다. 분양가는 1억9천만원 정도였다. 분양가만 놓고 따져보면 약 2억8천만원의 차익이 남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입주권 프리미엄,양도소득세,명의변경 비용 등 세 가지 숨겨진 비용을 따지면 상황은 달라진다. 우선 입주권 프리미엄은 최고 1억7천만원에 달했다. 2001년 초 7천만원 수준이던 프리미엄이 지속적으로 상승해 올 상반기 1억7천만원대까지 치솟았다. 명의변경 비용도 2천만∼5천만원 정도 들어간다. 아파트 계약과 소유권 이전 때 원매도자의 인감이 필요한 데 원매도자들이 인감을 떼주는 대가로 이 정도의 웃돈을 추가로 요구하는 게 다반사다. 원매도자의 양도소득세도 매수자 몫이다. 입주권 거래는 불법이어서 소유권 이전은 입주 후 이뤄지게 된다. 이때 원매도자가 내야 하는 양도소득세는 매수자가 부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상암지구는 지난 5월 양도소득세가 실거래가로 과세되는 투기지역으로 지정돼 세금 부담이 커졌다. 등기가 나온 이후를 거래시점으로 잡을 경우 양도소득세율이 36%에 달한다. 이에 따라 일선 세무사들은 "프리미엄을 비용으로 치지 않으면 7천만원을 양도소득세로 납부해야 하는 사례도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2년 전 매입 당시 입주권 프리미엄 1억2천만원,명의변경 비용 3천만원,양도소득세 5천만원 등으로 가정하면 숨겨진 비용은 2억원 가까이 나오게 된다. 결국 1억2천만원을 2년 정도 투자해 8천만원가량을 손에 쥐는 셈이다. 그러나 투자금에 대한 2년간의 금융비용과 기회비용 등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남는 게 없는 계산서다. ◆심리적 불안감은 덤 그러나 그 동안 불안감에 떤 것을 생각하면 수익은 거의 없다고 일선 중개업소들은 지적한다. 우선 원매도자가 명의변경 비용을 요구할 때는 끝도 없이 실랑이를 벌여야 한다. 원매도자가 종적을 감춰 버려 매수자들이 애를 태우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공증에 가처분까지 해뒀지만 혹시라도 이중매매되지 않을까 불안에 떨어야 한다. 불법 전매사실이 적발되면 입주권이 취소될 수도 있다. 검찰 조사라도 벌어지면 사정은 더 심각해진다. 실제로 서울지검 북부지청이 현재 상암지구 입주권 불법 매매에 대해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고 있어 여러 중개업자들이 구속되고 일부 중개업소들은 도피 중이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