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랠리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미국 증시가 빠른 상승세를 보이며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자 월가의 투자자들이 즐거운 비명이다. 이르면 이번주 안에 '다우 10,000, 나스닥 2,000선'이 돌파될 것이란 전망과 함께 '연말 큰장'에 대한 기대가 확산되고 있다. '7.2%'라는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의 초고속 성장이 상징해 주는 '활황 경제'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월가의 믿음이 그만큼 강한 분위기다. ◆ 제조업ㆍ건설 양날개 성장이 주가 견인 지난주 3분기 GDP 발표로 탄력을 받은 미국 증시는 3일 제조업과 건설업 동향 발표로 상승세를 굳히는 양상이었다. 뮤추얼펀드 주가조작파문이란 초대형 악재가 터졌지만 증시에 거의 영향을 주지 못했을 정도다. 공급관리자협회(ISM)의 10월 제조업동향지수는 57로 지난 2000년 1월 이후 거의 4년만의 최고 수준을 나타내며 4개월 연속 경기팽창(지수 50이상)이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분석가들이 특히 주목하는 대목은 신규공장주문. ISM제조업지수의 3분의1을 구성하는 신규공장주문은 10월에 64.3으로 지난 94년 6월 이후 10년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업투자가 늘어나는 등 제조업 회복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음을 잘 보여주는 신호들"(제프리 좀스 보스턴 플리트뱅크 수석이코노미스트)이란 해석이다. 건설투자가 흔들리지 않는 것도 경기회복의 큰 요인이 되고 있다. 상무부가 발표한 9월 건설투자액(연율기준 9천1백6억달러)은 9월보다 1.3% 증가했다. 이는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0.4% 증가)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 기업수익도 좋아 '증시 낙관론' 우세 블룸버그통신은 뉴욕의 유명 펀드매니저인 앤드루 프랭클의 말을 인용, "다우지수가 이번주 중 10,000선을 넘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들어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대한 확신을 갖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증시 주변에 머물던 대기성 자금들이 주식시장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3일 다우가 9,858.47로 17개월만의 최고치를 기록했고, 나스닥도 1,967.70으로 20개월만의 최고치를 나타냈지만 상승세는 더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연말'은 전통적으로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계절인 점도 투자자들을 설레게 만들고 있다. 개인들의 투자는 거시경제지표보다 기업들의 수익동향에 더욱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기업수익연구회사인 톰슨파이낸셜에 따르면 S&P500대 기업중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80% 기업들의 3분기 평균수익증가율은 21.7%로 지난 3년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었다. 올 연평균 상승률은 18%로 추정되는데 이것도 9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월가의 기업분석 애널리스트들은 "실제 기업을 경영하는 CEO들은 이번 경기회복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며 최소한 몇 분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낙관론을 피력하고 있다. 육동인ㆍ신동열 기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