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이 절판됐던 소설집'소지'(燒紙·1987)를 다시 출간했다. 이 책에는 표제작 '소지'를 비롯 '여러분의 안전을 위해서''전리(戰利)''꿈꾸는 짐승''빈 집' 등 이 장관의 초기작 11편이 실려 있다. '소지'는 한 가족의 역사에서 분단 현실이 낳은 비극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이 장관은 작가의 말을 통해 "언제부터인가 말을 많이 하게 되었다. 말하는 것이 직업이 되고 무수한 말들을 쏟아내면서도 정작 내가 사용할 수 있는 말은 한줌도 안된다"며 "나는 그 시절(소설을 쓰던 시절) 그래도 내 말을 누군가 들어주리라는,얼굴 모르는 그 누군가 소통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 하나로 글을 썼던 것 같다. 초라하고 서툰 수사학에 배어 있는 그 순진한 믿음이 새삼 가슴에 쓰라리다"고 말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