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이 좋은 우량기업의 대주주 지분매각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통상 대주주가 주식을 매각하면 악재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자본금은 적으면서 대주주 지분율이 높았던 기업들의 경우 지분매각이 유통물량을 늘리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더욱이 실적이 좋은 데도 거래되는 주식수가 너무 적어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들이 사고 싶어도 사지 못했던 종목들은 지분매각이 주가상승으로 이어지는 추세다. 반도체용 관이음쇠 업체인 태광은 지난 3일 장마감 후 윤종규 회장의 특별관계인이 지분 분산 및 유통물량 증대를 위해 30만주(2.34%)를 장내에서 매도,윤 회장과 특수 관계인의 지분율이 51.52%로 줄었다고 공시했다. 이 소식으로 이날 태광 주가는 코스닥지수의 약세 속에서 1.18% 상승했다. 이 회사는 지난 3분기 순이익이 32억7천여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백3.10% 증가하는 등 실적이 크게 호전됐다. 중장비 부품업체 진성티이씨도 지난 3일 윤우석 대표이사와 특수관계인 1명이 41만3천5백주(4.14%)를 장내에서 매도,지분율이 64.40%로 낮아졌다고 공시한 것을 계기로 이날 주가가 2.7% 올랐다. 진성티이씨 역시 지난 9월 누적매출액 3백1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4% 증가하는 등 실적이 크게 개선된 우량기업이다. 대표적인 가치주로 꼽히는 국순당도 비슷한 케이스다. 국순당은 지난달 30일 배중호 사장의 부친인 배상면씨 등 2명이 외국계 장기 투자자에게 보유지분 3.4%(60만주)를 시간외거래로 매각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순당 주가는 지난달 31일 3% 이상 올랐다. 최성현 국순당 기획팀장은 "지난 8월 말 무상증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식 유동성이 낮아 지분을 팔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이들의 지분 매각이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면서 "그러나 대주주 지분 매각이 호재성인지를 가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실적을 먼저 따져보고 주가가 저평가돼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