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단체와 농민단체가 조만간 한ㆍ칠레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관련된 실무공동위원회를 구성, 경제계와 농업계의 상생을 위한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상생 방안으로는 1사(社) 1촌(村) 자매결연, 국산 농산물 애용 등의 공동사업 방안이 제시됐다. 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경제4단체 대표와 서정의 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회장을 비롯한 농민단체 대표 6명은 4일 프레스센터에서 한ㆍ칠레 FTA 비준을 위한 첫 간담회를 비공개로 갖고 이같은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날 박 회장은 "우리 국민의 83%가 농촌에 뿌리를 둔 농민인 만큼 농촌 없이 살 수 있다는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나도 낙농회사를 운영해 봐서 낙농가의 어려움을 잘 안다. 1사1촌과 같은 자매결연운동이라도 펼쳐 농촌의 어려움을 도시인과 기업인들에게 이해시키자"고 제안했다. 이에 송남수 한국카톨릭농민회 회장은 "기업들이 수입 농산물을 주로 사용해 식품 가공을 하기 때문에 우리 농산물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고 공격했고 강춘성 전국농업기술자협회 회장은 "농촌 문제에 대해 시혜 차원이나 단순한 산업적 접근은 곤란하다"며 "기업들이 앞장서 농촌 문제를 풀어달라"고 주문했다. 간담회에서 경제단체들은 한ㆍ칠레 FTA 체결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FTA 체결 지연으로 공산품 수출이 어려움에 부닥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외적 신인도 하락이 우려된다"며 농민단체의 협조를 구했다. 양측은 간담회가 끝난 뒤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한ㆍ칠레 FTA 직접 당사자인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고 공감대를 넓히는 자리가 된 것으로 평가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경제단체에서 박 회장, 이석영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장지종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부회장, 이규황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 등 4인이 참석했다. 농민단체에서는 서 회장과 김남용 한국낙농육우협회 회장 등 6개 농민단체 대표가 나왔다. 이날 모임은 지난 7월 국회에 제출된 한ㆍ칠레 FTA 비준동의안이 농민단체 등의 반대로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 계류중인 가운데 재계가 국회 비준에 대한 농민단체의 동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마련됐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