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 현대엘리베이터에 투자했던 소버린자산운용과 GMO이머징마켓펀드가 나란히 2백% 안팎의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소버린과 GMO는 SK그룹과 현대그룹의 지주회사격인 두 회사가 SK글로벌(현재 SK네트웍스)의 분식회계와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사망이라는 돌발 악재로 경영권이 흔들린 틈을 타 두 회사 주식을 저가매집,막대한 평가차익을 거두고 있다. 4일 증권거래소에서 SK㈜와 현대엘리베이터는 나란히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SK㈜는 최근 SK그룹이 SK네트웍스가 해외에 파킹해 둔 지분을 동원 하나 미래에셋증권 등에 넘기며 우호지분화했다는 소식이 앞으로 소버린과의 표대결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급등했다. 현대엘리베이터도 고(故) 정몽헌 회장의 미망인 현정은씨가 경영을 맡으면서 정상영 KCC그룹 명예회장측과의 지분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분석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신한BNP파리바투신이 12.8%의 지분을 매입했다고 4일 공시,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기도 하다. 소버린은 지난 3~4월 SK㈜ 지분 14.99%(1천9백2만8천주)를 주당평균 9천2백93원에,GMO이머징마켓펀드는 지난 8월과 10월 주당평균 2만5천9백42원에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8.40%(47만1천6백20주)를 매입했다. 이날 SK㈜와 현대엘리베이터의 종가는 각각 2만8천7백50원과 7만7천7백원으로 소버린과 GMO의 매입단가에 세 배 수준이다. 이날 종가로 계산한 소버린과 GMO의 투자수익률은 각각 2백9.37%와 1백99.51%로 소버린은 3천5백억원 이상,GMO는 2백40억원 이상을 순수히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외 증권사들은 소버린의 SK그룹 견제가 지속된다는 전제 아래 펀더멘털로 측면에서 SK㈜의 주가가 3만원 이상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양측의 지분경쟁이 심화되지 않더라도 SK의 경영투명성이 높아져 주가가 상승기조를 탈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근 SK의 실적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긍정적 시각을 받는 이유 중 하나다. 현대엘리베이터에 대해서는 최근 너무 가파르게 올랐다는 신중론이 우세하지만 현정은 씨측과 KCC측의 지분율이 각각 18.57%와 16.20%로 별 차이가 없고 최근 양측에서 지분을 사들이고 있다는 관측이 우세해 주가의 '꼭지'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다. 특히 신한BNP파리바투신이 사모펀드로 12.8%의 지분을 획득해 시장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본격적인 지분경쟁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취약한 지배구조를 노리고 들어온 소버린과 GMO의 큰 성공이 다른 국제 헤지펀드들에게 벤치마크가 될 수 있다"며 "경영권과 연계된 M&A(인수합병)가 앞으로도 증시의 큰 재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