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 12.82%를 매집한 익명의 투자자는 KCC 등 범(汎)현대가 9개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가의 한 관계자는 "정상영 KCC 명예회장의 생각에 동조한 범 현대가 9개사가 공동으로 펀드를 결성해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사들인 것으로 안다"고 5일 밝혔다. 9개사는 정 명예회장이 경영하고 있는 ㈜KCC 금강종합건설 등 KCC그룹 2개사를 포함,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H&S 현대지네트 한국프랜지 울산화학 현대시멘트 현대종합금속 등이다. 이들 회사는 고 정몽헌 회장 사망 직후인 8월 각사별로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매집, 이미 16.2%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이번 주식 매집을 포함하면 이들 9개사가 보유하고 있는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은 30%에 육박하게 됐다. 주식 매집에 참여하지 않았던 현대중공업의 기존 지분을 합치면 31%가 넘는다. 이 관계자는 "범현대가의 잇단 지분 매집은 현대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인 현대엘리베이터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계는 그러나 정 명예회장이 당초 계획대로 현대그룹을 '섭정'하기 위해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추가로 확보한 것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