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생산성-'도요타에서' 배운다] (14) '실세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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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도쿄 모터쇼 개막 전날인 지난 10월23일 저녁.
도요차자동차의 외국기자 초청 간담회가 열린 도쿄 데이코쿠 호텔에는 도요타 경영진들이 대거 출동했다.
도요타 쇼이치로 명예회장(78), 오쿠다 히로시 회장(71), 이소무라 이와 부회장, 이케부치 고스케 부회장, 조 후지오 사장(66), 그리고 도요타 아키오 전무(47))까지 도요타를 움직이는 15명의 고위 임원들이 모두 모습을 보였다.
명예회장과 회장이 자리를 함께 했지만 기자들의 질문은 전문경영인인 조 후지오 사장에게 집중됐다.
현재 도요타를 이끄는 실세는 그다.
매월 1회씩 아이치현 도요타시의 도요타회관에서 열리는 그룹 사장단 회의 (아사노 카이)도 조 후지오 사장이 주재한다.
에이지 최고 고문, 다쓰로 상담역, 쇼이치로 명예회장 등 사장을 역임한 도요타 패밀리의 원로들이 빠짐없이 자리를 채우고 20여명의 최고위 임원들이 핵심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자리지만 회의를 이끌고 결론을 유도해 내는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조 사장이다.
도쿄대 법학부를 졸업한 뒤 1960년에 도요타에 입사한 조 사장은 홍보 관재 등의 업무를 맡기도 했지만 주로 생산현장에서 일했다.
30대 초반부터 만 15년간 생산 현장에서 경력을 쌓았다.
때문에 경영 일선을 뛰고 있는 지금도 생산 현장에서 일어나는 문제점과 상황을 손금 보듯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도요타의 내일과 관련해 주목해 볼 또 하나의 인물은 도요타 쇼이치로 명예회장의 장남인 도요타 아키오 전무(47).
게이오대 법학부 졸업 후 미국에서 MBA를 취득하고 84년 도요타에 입사한 그는 도요타 패밀리의 핵심 인물이면서 일찍부터 세계화와 정보혁명의 조류에 눈을 떴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역할에 비상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인터넷 사업에 이어 도요타의 미래 중추사업인 중국 프로젝트를 맡고 있으며 사장 자리에 오르는 것은 시간 문제일 뿐이라는 것이 내부의 지배적 평가다.
미국계 투자은행에서 일하기도 한 그는 "오늘의 일본은 (미국 등 다른 강국으로부터) 겸허하게 배워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닛산자동차의 카를로스 곤 사장과는 격의없이 마주 앉아 자동차산업의 미래를 놓고 이야기를 나눌 만큼 가까운 사이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