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가 세계적인 금리인상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호주 중앙은행은 5일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전격 인상했다. 호주의 전격적인 금리인상에 이어 영국 중앙은행(잉글랜드은행)도 6일 금리회의를 열고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특히 G7(선진7개국)국가인 영국이 금리를 올릴 경우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금리인상 시기도 빨라지면서 지난 3년여 동안 지속돼온 세계 초저금리 시대가 조기에 막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예상 깨고 금리 인상=호주 중앙은행은 부동산 버블을 막고 인플레 예방을 위해 기준금리를 4.75%에서 5%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호주가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2002년 6월 이후 17개월만이다. 블룸버그통신이 이달 초 22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금리인상을 예측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호주가 예상보다 빨리 금리인상을 단행한 것은 2대 수출대상국인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가 회복되기 시작했고 내수시장도 살아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3분기 호주의 소매판매액은 전분기 대비 2.7% 증가,4년반만에 가장 많이 늘었다. 특히 저금리로 주택 구매붐이 뜨거워지면서 주택가격은 1년 전보다 18%나 급등하는 등 '부동산 버블'의 부작용도 나타났다. 지난달 주택구매를 위한 소비자들의 은행대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22.5%나 증가했다.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으로 이날 호주달러 가치는 치솟고 국채값은 하락(수익률 상승)했다. 호주달러는 97년 11월 이후 6년만에 최고치인 호주달러당 0.7116미국달러로 급등했고,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5.85%로 전날보다 0.08%포인트 올랐다. 주가는 1% 떨어졌다. ◆영국도 0.25%포인트 인상 예상=파이낸셜타임스는 5일 "잉글랜드은행이 6일 통화정책위원회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이 확실하다"며 0.25%포인트 인상을 점쳤다. 영국국립경제사회연구소(NIESR)도 영국의 경제성장 가속화를 근거로 이번 회의에서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예상대로 영국이 3년반만에 금리를 인상할 경우 미국 등 다른 G7국가의 금리인상 시기가 앞당겨지는 것은 물론 저금리로 오름세를 보여온 증시나 부동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28일 현행 금리를 유지시켰으나 내년 초에는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존 스노 미 재무장관은 지난달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탄탄해 금리상승도 견딜 수 있다"며 금리인상론을 강하게 제기했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